日석학 오코노기 교수 인터뷰…"편지 내용 정중하고 회담 가능성 열어놔"
"거래 위한 '협상가'의 충격요법"…"김정은, 트럼프에 편지 보내면 회담 재개 급물살"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석학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중지 발표와 관련해 25일 "흥정일 가능성을 부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를 통해 한 표현은 꽤 정중한 편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발언보다도 더 정중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의 북미회담 가능성을 막아놓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담 중지가 북한의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tremendous anger and open hostility)' 때문이라며 이유가 북한에 있다고 확실히 말하고 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성명을 통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비판한 것은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태도가 바뀌면 장래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다음달 12일 정상회담이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장래에는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막혔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서신에 대해 김계관 제1부상이 신속하게 반응한 것을 주목하며 미국과 북한이 흥정하고 있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김계관 제1부상이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라고 표명했다"며 "보기에 따라서는 북미간 '밀당'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충격요법을 쓰는 것일 수도 있다"며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충격을 줘서 거래하겠다는 협상가의 방식이 나온 것일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유산될 가능성도 있긴 하다"면서 "하지만 나는 언젠가는 다시 회담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북미 정상회담의 끈을 다시 잇기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이 회담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이를 위해 한국과 중국 정부도 노력할 것"이라며 "어제 발표한 편지가 정중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그것(북한, 한국, 중국 정부의 노력)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오코노기 교수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명의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다면 회담 재개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예측도 했다.
그는 "김계관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이 낸 담화에 미국의 대통령이 백악관 성명이 아니라 직접 자신의 의견으로 답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답신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같은 방식으로 편지를 보내 회담 재개를 호소할 것을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런 방식으로 김 위원장이 자신의 진짜 의사를 확인시켜 준다면 회담 추진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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