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취소로 큰 상황 변화는 없을 것"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제임스 제이 카라파노 미 헤리티지재단 부회장은 24일 미북 협상을 '핵무기 신파극(soap drama)'에 비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관계에서 드러난 극심한 부침(roller coaster)은 충분히 예상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보수계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국방 및 외교안보분야 연구를 이끌고 있는 카라파노 부회장은 군사안보사이트 내셔널인터레스트 기고를 통해 지난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미-소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회담 취소 편지가 한반도 긴장완화 시도의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 간의 레이캬비크 미소 정상회담은 결렬됐으나 냉전 종식에서 일정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편지 내용으로 미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非)타격 행동으로 협상 상대방의 진을 빼는 특유의 외교(rope a dope)를 구사할 것으로 판단해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르다는 신념에서 (회담을 수락하는) 순진한 면이 없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또 지난 수주 간 북한이 '회담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충분한 신호들을 보내온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이유라고 지적했다.
아마도 미국 측은 레이캬비크 회담의 전례를 감안해 (회담장에 가서 회담장을 나오느니) 미리 안 가는 게 더 나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회담 취소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재확인함으로써 미국의 주요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동북아에서 미국의 주요 전략적 이익도 변함이 없으며, 지역 동맹들도 결국 북한으로부터 보호를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미국과의 유대를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특히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지나치게 양보하지 않을까 우려해온 일본은 아마도 이번 회담 취소를 반길 것이라면서, 한국에겐 큰 실망이나 (한국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역사적 기회를 망친 북한에 분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북한 측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원색 비난하기 이전에 이미 한국과의 접촉을 기피했음을 지적했다.
그는 '뭔가 부족했던' 미북 정상회담이 취소됨으로써 대결전(아마겟돈)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화의 반대는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지 전쟁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당사자가 대화하지 않은 데 싫증이 나면 다시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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