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3대 기획사 제쳐…증권가 주목받는 상장 예정기업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영어 팀명 BTS)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증시 상장에 증권가가 주목하고 있다.
빅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이미 3대 가요 기획사를 제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빅히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924억원으로 전년보다 163% 늘었고 영업이익은 325억원으로 214%나 증가했다. 당연히 2005년 이 회사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매출 구성을 보면 음반과 '굿즈'(기념품) 등 상품 매출이 464억원으로 129% 늘었고 공연수익은 152억원으로 202% 증가했다. 또 출연료 수익(93억원)과 광고모델 수익(62억원)도 300%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빅히트는 매출 규모에서는 국내 가요계의 3대 기획사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041510](3천654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3천499억원),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1천22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영업이익은 SM(109억원), YG(252억원), JYP(195억원)를 모두 넘어섰다.
빅히트의 실적 증가는 '방탄소년단'의 성공 덕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세계적인 아이돌로서 입지를 굳힌 데 이어 올해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고 지난 18일 발표한 정규 3집은 발매 첫주에만 100만장 넘게 팔렸다.
방탄소년단의 활약으로 비상장사인 빅히트는 증권가가 가장 주목하는 상장 예정 기업 중 하나로 부상했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해외 활동 증가로 소속사인 빅히트 실적이 고성장했다"며 "올해도 공연 규모 확대 등의 영향으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의 올해 음반 판매와 콘서트 실적 전망 등을 토대로 "빅히트의 올해 매출은 최소 1천400억원, 영업이익은 50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빅히트의 방시혁 대표는 작년 말 기업공개(IPO)를 하고 싶다는 뜻을 이미 밝혔으며, 기업공개를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선임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빅히트가 상장하면 기업가치는 1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넷마블이 지난달 빅히트 지분 25.71%를 2천41억원에 사들인 점에 비춰보면 당시 빅히트의 전체 시장가치는 8천억원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방탄소년단의 활동과 실적 전망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시장가치가 커졌을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추정이다.
이기훈 연구원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주가수익비율(PER) 30∼40배를 적용해 "빅히트의 적정 시가 총액은 최소 1조2천억원에서 최대 1조6천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M, YG, JYP의 시가총액은 각각 9천억원, 5천억원, 8천억원 정도다.
아이돌 그룹에 적용하는 PER는 국내 매출로 제한되면 10배, 해외 콘서트가 가능하면 20배, 중국 프리미엄이 있으면 25∼30배가 기준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방탄소년단은 국내 1위가 글로벌 1위까지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빅히트에 후속 그룹이 아직 없는 점 등을 고려해도 1년 내 상장을 가정하면 PER 40배 적용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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