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 '중국 ZTE 제재 해제' 합의…의회에 보고"(종합)

입력 2018-05-26 03:09  

NYT "미, '중국 ZTE 제재 해제' 합의…의회에 보고"(종합)
"미국은 제재 해제, ZTE는 벌금·경영진 교체 조치"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제재로 생사기로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中興 통신)를 회생시킬 딜(거래)에 합의하고 이를 의회 의원들에게 보고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국은 기업들이 ZTE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한 제재를 해제하고, ZTE는 상당한 벌금과 경영진 교체, 미국인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인사 채용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NYT는 미 상무부가 이 같은 합의를 마련했으며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ZTE 문제에 대해 공식 합의할 경우 미중간 무역갈등 협상을 가속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전날 CNBC에 출연해 ZTE 문제에 대해 "아직 최종 결론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그들(ZTE)에 징벌적이면서도 행동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대안이 있을 수 있다"면서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로스 장관은 "ZTE 내에 컴플라이언스 팀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2일 ZTE 문제에 대해 "아직 중국과 합의에 이른 게 아니다"라면서도 "내가 구상하는 것은 10억 달러 이상의 매우 많은 벌금이다. 아마도 13억 달러(1조4천110억 원)가 될 수 있다"면서 "새로운 경영진, 새로운 이사회, 매우 엄격한 보안 규정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ZTE에 대해 대북 및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앞서 ZTE는 2012년 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미국 기업들로부터 구매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이란 전기통신사업자인 TIC에 공급해 미국의 대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가 포착됐고, 지난해 11억8천만 달러의 벌금과 고위 임원 4명 해고 및 35명에 대한 상여금 삭감 혹은 견책 등의 징계를 하기로 상무부와 합의했다.
그러나 ZTE가 다른 35명에 대해 징계조치를 취하지 않자 미국 기업과의 '7년간 거래금지'라는 강력한 제재카드를 꺼낸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 통신장비업체이자 미국 내에서 스마트폰 판매 4위를 기록하고 있는 ZTE는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통신장비의 주요 구성품 등 상당수 부품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핵심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다.
중국 측은 무역갈등 해소를 위해 지난 17~18일 워싱턴DC에서의 제2차 무역협상에서 ZTE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협상 결과물인 공동성명에서 중국은 미국의 상품·서비스 구매를 상당폭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스 상무장관은 후속 협상을 위해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문제는 의회의 반발이다.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중국으로부터) 작은 통상 양보를 얻어내는 대가로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으며 공화당도 마코 루비오 의원 등이 반대 목소리를 결집하고 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ZTE 제재 완화에 반대하는 법안을 찬성 23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미 하원도 전날 통과시킨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법안에도 미 정부기관이 ZTE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과 미 국방부가 ZTE와 협력하는 정부 공급업체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도록 규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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