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고위급회담 6월1일…'주춤했던' 판문점선언 이행 탄력(종합)

입력 2018-05-27 08:31   수정 2018-05-27 09:29

[남북정상회담] 고위급회담 6월1일…'주춤했던' 판문점선언 이행 탄력(종합)

'긴장완화' 군사·'이산상봉' 적십자·'아시안게임 공동참가' 체육회담 이어질듯
북미정상회담 '비핵화 담판' 결과 확인 뒤 남북관계 본격 속도낼 듯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이정진 기자 = 남북 정상이 26일 전격적으로 진행한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의 의지를 다지며 고위급회담 개최 일정에도 합의, 최근 주춤했던 남북대화가 상당한 동력을 얻게 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북남 고위급회담을 오는 6월 1일에 개최하며 연이어 군사당국자 회담, 적십자 회담을 비롯한 부문별 회담들도 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데 대한 문제들을 합의하시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김정은 동지께서와 문재인 대통령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열망이 담긴 판문점 선언이 하루빨리 이행되도록 쌍방이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공동으로 노력해나가야 한다는 데 대해 의견을 같이하시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개선 등과 관련해 다양한 합의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도출했지만, 이행방안을 논의할 후속 회담은 아직 갖지 못했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 이행의 큰 틀의 방향을 논의할 고위급회담을 16일 개최하기로 합의하기도 했지만, 당일 새벽 한미 공중연합훈련 등을 문제 삼은 북한의 일방적 연기 통보로 무산돼버렸다.
하루 뒤인 17일에는 북측 고위급회담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단장이 '남측과 마주 앉는 일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까지 이어지면서 남북 간 대화에 짙은 먹구름이 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판문점 선언 이행과 이를 위한 향후 남북대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6월 1일 고위급회담이 열리면 판문점 선언 이행방안에 대한 전체적인 논의를 하고 분야별 후속 회담 일정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8·15 이산가족 상봉 및 8월 아시안게임 공동진출을 논의할 적십자회담 및 체육회담 일정을 잡아야 한다. 5월에 열기로 했던 장성급 군사회담 일정도 확정해야 한다.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고위급회담에 이어 "군사당국자 회담, 적십자 회담을 비롯한 부문별 회담들도 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점에 비춰 장성급 군사회담은 결국 5월을 넘겨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3주도 남지 않은 6·15남북공동행사를 어떻게 치를지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경의선·동해선 철로 연결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위급회담에서 관련 사항들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라도 후속회담 개최 등 본격적인 이행은 북미정상회담 이후가 될 수도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6월 12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기서 이뤄질 '비핵화 담판' 결과를 확인해야 남북관계의 '가속 기어'도 어디에 설정할지 정확하게 가늠이 되기 때문이다.
판문점 선언에서 이뤄진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토대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끌어내고 이를 통해 다시 남북관계의 본격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선순환' 구상이기도 하다.
북한으로서도 북미정상회담 쪽에 인력 투입이 집중돼 남북 간 대화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잠시 혼란이 있었지만 남북 정상이 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의 합의들을 예정대로 이행하도록 분위기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일단 모든 역량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에 집중되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도 이를 감안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ari@yna.co.kr
transi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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