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에 중거리포까지…'특급 조커' 베일의 원맨쇼

입력 2018-05-27 06:45  

오버헤드킥에 중거리포까지…'특급 조커' 베일의 원맨쇼
베일, 후반 16분 투입돼 결승골·쐐기골 작렬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오버헤드킥은 호날두? 나도 있다!'
'특급조커' 개러스 베일(29·웨일스)이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에 이어 기막힌 중거리포까지 쏟아내는 원맨쇼를 펼치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와 통산 13번째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베일은 27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NSC 올림피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잉글랜드)과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16분 이스코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뒤 멀티골을 작성하며 레알 마드리드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베일의 득점 과정도 기막혔다.
레알 마드리드는 리버풀을 상대로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뒤 후반 6분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틈탄 카림 벤제마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앞서갔지만 4분 뒤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에 동점골을 내주고 팽팽하게 맞섰다.
믿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좀처럼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후반 16분 공격형 미드필더 이스코를 빼고 벤치에서 대기하던 베일을 투입했다.
베일은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호날두의 기세에 밀려 제대로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그는 2013년 토트넘(잉글랜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옮기면서 이적료 1억75만9417 유로(약 1천356억원)를 기록해 역대 축구 선수 가운데 가장 비싼 선수로 우뚝 섰다.
당시 이적료는 2009년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던 호날두의 이적료(9천400만 유로)를 훌쩍 뛰어넘었고, 베일은 '1억 유로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달았다.
베일은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26경기에서 16골을 터트리며 팀 내 두 번째 많은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26골을 꽂은 호날두의 그늘에 가려질 수밖에 없었다.
득점에 배가 고팠던 베일은 지단 감독의 믿음을 멀티골로 보답했다.



베일은 그라운드에 투입된 지 단 3분 만에 왼쪽 측면에서 마르셀루가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공중으로 뛰어오르면서 왼발 오버헤드킥으로 결승골을 꽂았다.
베일의 발끝을 떠난 볼은 포물선을 그리며 리버풀의 골대 왼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팀 동료인 호날두가 지난 4월 유벤투스와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에서 선보였던 '그림 같은' 오버헤드킥과 맞먹는 환상적인 득점이었다.
관중은 기립박수로 보냈고, 베일의 득점은 레알 마드리드의 결승골이 됐다.
베일의 활약은 후반 44분에도 이어졌다.
그는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슈팅을 시도했고, 볼은 리버풀의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의 손에 맞고 굴절돼 쐐기골이 됐다.
볼을 잡아야 할지 쳐내야 할지 골키퍼가 제대로 판단을 못할 정도로 베일의 슈팅이 워낙 강했다.
베일의 멀티골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는 리버풀을 잠재우고 우승 트로피인 '빅 이어'의 통산 13번째 주인공이 됐다.
베일은 경기가 끝난 뒤 B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선발로 출전하지 못해 실망도 했지만 지단 감독의 선택을 존중했다"라며 "내가 가장 잘한 일은 교체로 나와서 확실하게 경기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시즌 부상으로 5~6주 쉬었지만 몸 상태는 역대 최고였다"라며 "나의 오버헤드킥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역사상 최고의 골이다. 우승하게 돼 아주 기쁘다"라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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