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평균수치 제주가 낮아…초미세먼지 제주 12일, 서울 11일 더 심해
환경과학원 "내륙·중국서 날아온 물질 탓…외부요인 없으면 청정"
미세먼지는 대기오염물질 일부…"다른 요소 배제한 단순비교는 안 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제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청정지역으로 국민 뇌리에 각인돼 있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대기오염에 지친 사람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려고 제주를 찾는다.
하지만 온 국민의 관심사인 미세먼지(PM)만 놓고 보면 제주와 서울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1∼25일 하루 평균 미세먼지(PM-10) 수치는 서울 39.52㎍/㎥, 제주 37.56㎍/㎥다.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 나쁨'(151㎍/㎥ 이상)으로 나뉜다.
이 기간에 미세먼지가 '나쁨'이었던 날('매우 나쁨'인 날은 없음)은 서울이 이틀로, 중국발 황사가 덮친 24, 25일에 각각 99㎍/㎥, 97㎍/㎥이었다.
제주는 '나쁨'이었던 날은 없지만, 역시 24, 25일에 각각 77㎍/㎥, 80㎍/㎥로 '나쁨'에 근접했다.
전체 25일 중에서 제주의 미세먼지 수치가 서울보다 높았던 날은 10일이나 된다. 이틀(5월 13, 22일)은 농도가 같았고, 나머지 13일은 서울이 제주보다 높았다.
초미세먼지(PM-2.5)를 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 물질인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는 먼지 지름 차이로 구분된다.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면 미세먼지, 2.5㎛ 이하면 초미세먼지다. ㎛는 1㎜의 1천분의 1이다.
입자가 작을수록 몸속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고 쉽게 빠져나오지도 않기 때문에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더 해롭다.
1∼25일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수치는 서울 21.32㎍/㎥, 제주 19.88㎍/㎥다.
PM-2.5 단계는 '좋음'(0∼15㎍/㎥), '보통'(16∼35㎍/㎥), '나쁨'(36∼75㎍/㎥), '매우 나쁨'(76㎍/㎥ 이상)으로 나뉜다.
'나쁨'이었던 날('매우 나쁨'인 날은 없음)은 서울이 6일, 제주가 1일이었다.
25일 가운데 제주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서울보다 높았던 날은 12일에 달한다. 이틀(5월 10, 13일)은 농도가 같았고, 나머지 11일은 서울이 제주보다 높았다.
제주의 초미세먼지 수준이 서울보다 나빴던 날이 반대인 날보다 더 많았던 것이다.
'청정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제주의 미세먼지 수치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것은 중국과 한국 본토(반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장임석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제주의 미세먼지는 대부분 그 안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중국 상해, 저장성, 장쑤성과 우리나라 내륙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중국의 석탄 화력발전소와 자동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이동한다.
북풍이 불면 한반도 내륙의 대기오염 물질이 제주 하늘을 뒤덮기도 한다.
다만, 제주 미세먼지 수치만을 근거로 제주 공기가 서울 등 대도시만큼 오염됐다고 할 수는 없다.
장 센터장은 "제주는 외부 요인이 없으면 청정한 상태를 유지한다"며 "특히 미세먼지는 대기오염 물질 가운데 일부다. 이산화질소 등 다른 요소는 배제한 채 미세먼지만 보고 '서울과 제주의 공기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