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문대통령, 암행경호 속 차량으로만 판문점으로 이동

입력 2018-05-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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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문대통령, 암행경호 속 차량으로만 판문점으로 이동
동선 노출 막으려 경호 최소화…평소 타지 않던 은색 벤츠에 탑승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헤어지고도 세 시간 가까이 더 지난 26일 오후 8시께 청와대가 공개하기 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이는 김 위원장이 25일 오후 회담을 제의하며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회담 사실이 미리 알려지면 경호, 보도 등의 복잡한 준비 절차로 내실 있는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이후, 다음 날인 26일 청와대에서 판문점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 역시 눈에 띄지 않게끔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일단 문 대통령 경호 규모를 최소화했다는 후문이다.
일반적으로 문 대통령이 이동하면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앞뒤로 적잖은 차량이 배치돼 경호 업무를 담당하는데, 언론에 공개된 문 대통령의 판문점 도착 모습을 보면 평소보다 훨씬 적은 수의 차량이 함께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경호 규모를 평소와 마찬가지로 꾸려서 움직일 경우 도로에서 쉽게 눈에 띄어 보안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런 조처를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대통령은 이날 탑승한 차량도 평소에는 타지 않던 차종이었다.
문 대통령은 일반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할 때는 대개 검은색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는 은색 벤츠를 타고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 앞에 내렸다.
이 역시 문 대통령의 동선상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였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까지 오직 차량으로만 이동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남북정상회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뒤 기자들 사이에서는 청와대에서 판문점으로 향하는 강변북로의 휴일 도로 사정을 고려할 때 헬기를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청와대에서 곧장 헬기로 이동하면 대통령의 이동 사실이 노출될 수도 있으니 청와대에서 좀 떨어진 장소로 이동해 헬기를 타고 판문점 인근 군부대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 차로 갈아탔지 않았겠냐는 것이었다.
기상 사정 때문에 취소되긴 했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 동반 방문을 추진했을 때 헬기로 판문점 인근 군 기지에 도착해 차량으로 DMZ까지 이동한 적이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암행경호를 해서 판문점까지 갔다"고 말해 이날 강변북로의 차량 흐름과는 무관하게 큰 어려움 없이 이동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에서 판문점까지의 거리는 약 65㎞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출발, 인근 도로에 잠시 내려 시민들과 4∼5분가량 인사하는 시간을 포함해도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아 판문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당시와 달리 문 대통령이 지나는 도로를 전면적으로 통제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한 시간을 조금 넘는 시간을 달려 판문점에 도착했을 가능성이 있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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