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언론·팬들, 살라와 몸싸움한 라모스 맹비난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갑작스러운 부상에 그의 고국인 이집트가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불과 보름 정도 앞둔 이집트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28년 만에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집트로서는 현재 EPL 득점 1위를 달리는 슈퍼스타 살라에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를 걸었던 터였다. 그를 '이집트의 왕', '파라오'로 부를 정도다.
이집트 언론 이집트투데이는 27일 인터넷홈페이지에 "슬픈 이야기, 살라가 월드컵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살라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어깨를 다친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이집트투데이는 살라가 전반 30분께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사진을 여러 장 게재하고 "살라가 시즌을 슬프게 마쳤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살라가 다칠 때 몸싸움을 벌였던 레알 마드리드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를 비판했다.
이집트투데이는 "논란이 많은 라모스의 행동이 살라와 리버풀의 희망과 환상을 끝냈다"며 "라모스가 의도적으로 살라의 팔을 감싸고 어깨를 민 것은 수치스럽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집트 언론 이집션스트리트도 살라의 부상 기사에서 "라모스의 태클이 온라인에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며 "특히 라모스가 살라를 넘어뜨린 뒤 웃고 있는 영상이 유포된 뒤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무려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만큼 살라의 부상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공격의 핵인 살라가 빠진 월드컵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인터넷에서는 살라의 부상을 걱정하고 라모스를 맹비난하는 살라 팬들의 글이 잇따랐다.
한 팬은 트위터에 "만약 살라가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다면 라모스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적었고 다른 팬은 "라모스의 이집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랍권 트위터에서는 '#라모스 개XX'와 같은 해시태그가 급속히 확산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아랍인의 최대 적은 이제 사자왕 리처드(십자군 전쟁에서 아랍군대를 무찌른 잉글랜드의 전설적 영웅)가 아니라 라모스가 됐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다만, 이집트 정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팬들의 분노를 가라앉히려는 분위기다.
칼레드 압델 아지즈 이집트 스포츠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살라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다"며 "회복하는 데 2주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이집트 축구협회도 페이스북과 대표팀 트위터 등에 "주치의가 리버풀 의료진으로부터 살라의 어깨 관절 인대 부상을 확인했다"며 "살라의 월드컵 출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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