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판문점서 북미 실무회담…한국의 일정 역할 용인"

입력 2018-05-2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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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리 "판문점서 북미 실무회담…한국의 일정 역할 용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서 종전선언까지 진도 안 나갈 것"
"광범한 행정협조 필요 단계로 가면 총리 할 일 있을 것"

(런던=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7일(현지시간)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회담이 이뤄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놀라운 전개"며 "결정은 협의 당사자인 북미가 하겠지만, 위치 자체가 한국의 일정한 역할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유럽순방을 동행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 및 취임 1주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미회담 의제 협의 장소로 판문점이 활용된다는 것은 한국이 협의의 직접적 당사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역할이 수용될 여지가 조금씩은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측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회담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우리의 미국 팀이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고 적었다.
이 총리는 한미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 부상 명의 담화,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북한의 요청,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진 사건들의 '순서'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먼저 '내가 중재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서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다. 굉장히 중요한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육감을 가진 분이다. 딜(거래)의 경험을 통해 수많은 경우를 겪어왔을 것이다. 터프 딜러(거친 협상가)라는 말이 가장 가까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도자들의 정치적 리스크가 공통적이기에 판이 쉽게 안 깨질 것"이라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전망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갈 확률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북 종전선언까지 진도가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 성공한 뒤의 수순을 별도의 단계로 보고 있다"며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미국이 우리보다 좀 더 까다롭게 볼 수 있다. 지금 한꺼번에 논의하는 것은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 총리는 "오스트리아 빈을 출발, 영국 런던공항에 도착한 직후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들었다"며 "예상치 못하게 대통령, 총리가 모두 없을 때는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만났을 때 어떠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 자란 분 같다. 예절 바르고 선해 보였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지난 2월 김 부부장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오찬을 했다.
이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 후 총리실이 '판문점선언 이행추진' 역할을 맡게 되느냐고 묻자 "제한된 의제로 틀을 만드는 과정은 청와대가 주도하는 게 맞다. 그것이 광범한 행정협조가 필요한 단계로 가면 총리가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철저히 일 중심이다. 총리니까 내가 (남북관계에서) 하고 싶다, 이런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일이 잘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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