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장 400m 밖 설치…관목 화재로 화염에 휩싸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을 실은 로켓이 발사되는 장면을 촬영하다 화염에 녹아버린 카메라가 화제다.
이 카메라는 지난 22일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구의 중력변화 측정 임무를 띤 '그레이스-FO(Gravity Recovery and Climate Experiment Follow-On)' 위성을 싣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스페이스-X 로켓의 발사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설치됐다고 한다.
지난 30년간 NASA에서 일하며 생생한 장면을 포착해온 베테랑 사진작가 빌 잉걸스는 이날 총 6대의 카메라를 발사장 주변에 설치했다. 4대는 근접 촬영을 위해 안전선 안쪽에, 나머지 2대는 안전선 바깥에 배치했다고 한다. 문제의 카메라는 발사장에서 400m 떨어진 안전지대였지만 관목에 불이 붙으면서 화염에 휩싸였다. 이 카메라보다 발사장에 더 가까이 설치된 다른 카메라들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
잉걸스가 카메라를 회수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카메라 렌즈 부분은 숯덩이가 되고, 본체도 겉을 싸고 있던 비닐이 녹아내리면서 부분적으로 손상돼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본체 안의 메모리카드는 손상되지 않아 발사장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카메라가 화염에 휩싸일 때까지의 장면이 고스란히 잡혔다.
NASA는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번지며 화제가 되자 이를 홈페이지(https://www.nasa.gov/feature/what-really-happened-to-that-melted-nasa-camera)에 공개했다.
NASA는 이 카메라를 워싱턴 본부에 전시할 계획이다.
잉걸스 작가는 NASA 안에서 창의성과 생생한 장면을 포착하려는 노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한다. 그는 내달 3일로 예정된 국제우주정거장(ISS) '익스피디션 55' 승무원들의 귀환을 촬영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을 방문할 예정이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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