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최대 압박보다는 각국 이익 최대공약수 찾아야"
"북미정상회담 '중국책임론'은 트럼프 모순 덮기 위한 것"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관영 매체과 관변 학자들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재개됨에 따라 내달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동이 성공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국·영문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공동 사설에서 북미의 최근 태도 변화에 주목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가능성을 크게 봤다.
이들 매체는 "북미가 기 싸움을 거쳐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북미는 상대를 한층 더 이해하게 된 반면 미국이 향후에도 걸핏하면 담판 탈퇴를 위협하며 한국과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무진이 구사하는 승부수 카드로 보이는데 이는 어려움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면서 "담판의 목표는 일반 상식에 맞아야 하며 각국 이익의 최대 공약수에 부응해야 하고 어느 일방의 절대적인 승리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북한은 자제와 이성을 보이면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성의를 보였다"면서 "미국은 이런 상황에서 정신을 차려야 하며 이번 회담이 '완전한 성공 또는 철저한 실패'라는 극단적인 선택이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일정한 성과를 거둘 확률이 높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매우 큰 담판 공간으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공고히 하고 굳건한 틀을 만들며 심지어 로드맵과 시간표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 매체는 "중국과 한국은 북한의 이웃 국가로서 북미 정상이 역사적으로 중대한 성과를 거두길 원하지만 미국이 한반도 정세에 역행하는 카드로 북한을 협박하고 일을 망칠까 봐 걱정된다"면서 "북미 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중요 조건들 가운데 하나는 미국이 안전에 대한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즈강(달<竹 밑에 旦>志剛)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급하게 성사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되돌리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면서 "한국은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북미 정상회담을 지키길 원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우여곡절은 사업가인 트럼프 대통령의 돌변하는 업무 스타일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 발표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진심을 떠봤고 북한이 손을 내밀자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난국으로 북한은 전 세계에서 동정을 얻게 된 반면 미국의 권위는 손상됐다"면서 "어찌 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전망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최근 일련의 상황을 보면 북미 정상회담을 중국이 망쳤다는 미국의 비난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순적인 행동을 덮기 위한 구실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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