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해제 후 등판한 2경기에서 4⅔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고교 시절 후배를 폭행해 프로 입단 직후 5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신인 우완 투수 안우진(19·넥센 히어로즈)이 베일을 벗었다.
넥센은 징계 해제 직후인 25일 안우진을 1군에 등록하는 강수를 뒀다.
2군 경기는 물론이며 스프링캠프조차 치르지 못한 안우진은 1군 2경기에서 대형 투수로 성장할만한 잠재력을 내비쳤다.
안우진은 프로 데뷔전인 25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의 성적을 거둔 뒤 27일 롯데전에서는 3⅔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경기에서 안우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8.2㎞였고,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도 시속 137.3㎞에 이르렀다.
단순히 공만 빠른 게 아니라 제구력과 구위 모두 빼어났다.
깔끔한 폼으로 신장 193㎝의 큰 키를 온전히 활용하는 투구는 타자의 무릎 높이로 낮게 깔려서 들어왔다.
체인지업과 커브 등은 아직 다듬을 점이 보였지만, 당장 선발로 활용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다.
불미스러운 일로 입단 직후 논란을 일으킨 안우진은 기량만큼은 '초고교급'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했다.
관건은 안우진의 보직이다.
넥센은 안우진을 지명할 때부터 선발 투수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당초 넥센은 안우진에게 27일 롯데전 선발을 맡길 계획이었지만, 최근 신재영의 페이스가 나쁘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결과적으로 27일 선발 신재영이 5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안우진의 호투가 더욱 돋보이게 됐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당장 선발진에 큰 문제가 없어서 갑작스럽게 변화를 주는 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에스밀 로저스∼한현희∼최원태∼제이크 브리검∼신재영으로 이어지는 넥센 5선발 로테이션은 개막 후 큰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다.
54경기를 치른 가운데 최원태만 딱 1번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고, 나머지 선수는 등판일을 꼬박꼬박 지켜준다.
팀 퀄리티스타트(30회) 1위라는 점에서 넥센 선발진의 견고함을 확인할 수 있다.
에이스 로저스가 퀄리티스타트 8번으로 가장 많고, 브리검과 최원태가 각각 7번씩 성공했다.
4선발과 5선발 한현희와 신재영도 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이다.
그래서 장 감독은 "갑자기 (선수 부상 등) 변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6월 중순까지는 현재 로테이션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넥센은 주전 야수들이 줄지어 부상으로 이탈하는 가운데 26승 28패(6위)로 버티고 있다.
선발진의 호투와 동시에 2군에서 올라온 백업 선수가 활약한 덕분이다.
이제 6월 중순 서건창까지 돌아오면 넥센의 베스트 라인업은 완성된다. 장 감독은 "올해는 아시안게임 휴식기도 있으므로 그 전까지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상위권 재도약을 자신했다.
물론 여름에 들어가면 선발 투수 체력 안배를 위해 한 번씩 휴식을 주는 건 필요하다.
안우진의 선발 데뷔는 이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장 감독은 "그때는 안우진 선발 투입 등 여러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불펜 소모도 적었기 때문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 레이스처럼 불펜 투수로만 한 경기쯤 치르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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