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도장깨기' 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워낙 나이보다 어리거나 학생인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첫 유부녀 역이라 걱정됐죠. 게다가 부부로 호흡할 한상진 '오라버니'는 저보다 12살 연상이라니…. (웃음)"
MBC TV 주말극 '데릴남편 오작두'에서 주인공 한승주(유이 분) 단짝이자 난임으로 고민하는 권세미를 연기한 배우 박민지(29)는 처음 캐스팅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그러면서도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기도 하고, 처음에 걱정한 것과 달리 제게 재밌고 편하고 잘 맞는 옷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새로운 역할을 또 하나 발굴해낸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다"고 강조했다.
"제가 집에서 첫째이고, 주변에 결혼한 언니 오빠들도 적어서 난임 등 현실적인 결혼 생활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런데 상진 오빠가 많이 가르쳐주고 리드해주셨어요. 그러고 보니 제 데뷔작 영화 '제니, 주노'(2005)에서는 덜컥 임신한 학생 역이었는데, 아이러니하네요."
극중 세미는 늘 승주를 챙겨주고, 미운 시누이에게는 '한방' 날릴 줄도 아는 화통한 성격의 소유자다.
박민지는 "실제로는 섬세함이 좀 부족한 편이라 친구들 사이에서 덜렁이로 통한다"며 "시누이에게 처음 한 방 먹일 때도 저 스스로는 시원하게 할 말 한다기보다는 울분에 차서 했다. 한 번 하고 나니 점점 시원하게 연기하게 되더라"고 웃었다.
2005년 데뷔해 다양한 영화,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한 박민지는 올해 서른이라는 데 큰 의미를 뒀다.
"처음에 데뷔했을 때는 너무 어려서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는 것만 반복했어요. 그런데 서른이 되니 점점 책임감이 커져요. 옛날의 저를 생각하면 중심을 잡는 능력이 좀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삼십 대를 시작하고 싶어요.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요."
그는 그러면서 "스스로 '깜냥'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다. 예전에는 일을 가린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자기만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모든 사람을 응원하게 됐고 저 역시 그렇게 하는 게 진짜 성공하는 길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서른,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정말 기대되고요. 하나하나 '도장깨기' 하는 기분으로 잘해보고 싶어요. 하고 싶은 역할요? 제가 그동안 은근히 똑 부러지고 흠 잡을 데 없는 역만 했는데, 실제의 '허당기'를 드러낼 수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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