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 광고 보고 만나…살해 뒤 달아났다 10일 만에 붙잡혀
범행 전 살해 암시 문자 작성…경찰 살인 혐의 구속영장 신청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황혼의 반려자로 만난 70대 남성과 50대 여성의 인연은 혼인신고 20일 만에 아내가 남편을 살해하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청주의 한 단독주택에서 70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A(56·여)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서 나가라는 말에 화가났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흥덕경찰서는 흉기로 B(76)씨를 수십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1시 1분께 흥덕구 봉명동 단독주택에서 집에 있던 흉기로 B씨를 3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닌다며 의심했고, 무시하는 말을 하더니 집에서 나가라고 해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A씨는 결별 조건으로 1억원을 요구했으나 B씨가 이를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맥주를 마시고 B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를 참지 못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덧붙였다.
범행 직후 A씨는 흉기와 자신의 휴대전화를 남겨 둔 채 달아났다.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 A씨는 범행 한달 전 "B씨를 죽이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휴대전화에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달 25일 B씨와 혼인 신고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국가유공자로 매월 일정 금액의 연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서 A씨는 지난 2월초 생활정보지에 실린 '같이 살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B씨를 처음 만나 3개월가량 동거해왔다고 말했다.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경찰은 지난 27일 충남 논산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진술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공범이나 조력자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B씨는 살해된 지 사흘 만인 지난 20일 며느리에 의해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B씨의 사인은 자창(흉기에 의한 상처)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밝혀졌다.
경찰은 B씨가 살해된 뒤 연락을 끊고 잠적한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행방을 추적해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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