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러시아에 안보 불안 느껴…미국과 관계 강화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폴란드가 미군이 영구 주둔하는 비용으로 20억달러(약 2조1천억원)를 기꺼이 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가 나왔다.
폴란드 포털매체인 오넷(Onet)이 '미군의 폴란드 영구주둔을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의 국방부 내부 문건을 입수해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가 27일 보도했다.
문서는 미군의 폴란드 내 영구주둔에 대한 명확하고 분명한 필요성을 서술하고 있으며, 15억∼20억달러에 이르는 공동군사시설 조성 등 상당한 지원을 하고, 미군이 더욱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적시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계속 위협적인 행태를 보이자 나토 가입국인 폴란드가 안보 불안을 끊임없이 느끼면서 미국과 안보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조바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해석했다.
이 문서는 미국 정부와 의회에 전달됐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문서에는 올해 날짜가 찍혀있고, 기밀로 분류되지는 않은 것이라고 폴란드 국방부는 확인했다. 미군 기지 위치 정보와 병원 등의 수용규모, 미군 가족들을 위한 학교와 체육관 등의 시설에 관한 정보도 담겼다.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두고 드러난 폴란드의 이러한 제안은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릴 뿐 아니라, 이탈리아와 독일 등 러시아와 관계 회복을 모색하는 동맹국들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서의 초안은 폴란드 국방부 고위 관리들과 군 장교 몇몇이 작년 여름에 작성한 것이라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폴란드 국방부는 외교부와 상의하지 않은 채 이 문건을 미국 정부에 보냈고, 심지어 군 통수권자인 안제이 두다 대통령에게도 보고하지 않아 폴란드 정부 내의 불협화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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