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보도…터키의 러 방공미사일 도입 계획 둘러싼 美-터키 갈등 확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의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도입 계획을 둘러싼 터키와 미국 간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S-400 도입 결정을 이유로 미국이 터키에 F-35 전투기 공급을 거부하면 터키는 러시아제 첨단 전투기 수호이(Su)-57 구매를 검토할 것이라고 타스 통신이 터키 언론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u-57은 러시아가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2' 등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대항마로 개발해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는 신형 차세대 전투기다.
터키는 당초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F-35 도입이 미국의 거부로 차질을 빚으면 그 대안으로 Su-57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터키의 F-35 도입 계획은 미 의회의 저지로 강력한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앞서 24일 미 상원 국방위원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안'(NDAA)은 터키의 S-400 도입 포기를 F-35 공급의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고 터키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투기를 공급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미국 전투기 F-35 도입과 러시아 미사일 S-400 도입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두 계약이 모두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의 거부로 전투기 도입 계약이 무산되면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터키 간 계약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여름에 터키에 F-35 21대를 공급하게 돼 있다. 미국에선 이미 13명의 터키 조종사와 100명의 기술요원이 교육훈련을 받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동시에 나토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와도 S-400 도입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와 터키가 지난해 12월 체결한 계약은 S-400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에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4월 앙카라 정상회담에서 당초 2020년으로 돼 있던 S-400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그동안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을 구매할 경우 나토 무기체계와 연계·호환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터키의 계획에 반대해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말 터키의 S-400 도입 계획에 큰 우려를 표시했다.
터키는 그러나 러시아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며 계약 이행 강행 입장을 밝히고 있다.
S-400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는 고성능 첨단 미사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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