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회에 출석해 자신과 부인이 연루된 사학스캔들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얼굴을 붉히며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항변하는 그에게 야당 의원들은 야유를 쏟아냈다.
아베 총리는 28일 국회 중의원과 참의원 등 양원의 '집중 심의'에 출석해 가케(加計)학원 스캔들,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 등 2개의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추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야권 의원들은 "아베 총리가 스캔들의 원점"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베 총리는 "관여하지 않았다", "만나지 않았다"고 기존과 같은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날 집중 심의는 두 스캔들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 문건이 잇따라 나오자 여야의 합의에 의해 마련됐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의 담당 공무원이 사학재단에 우대 조치를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는 재무성 문건이 최근 공개됐고, 가케학원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아베 총리가 학원 이사장과 면담해 수의학부 구상을 듣고 "좋다"고 말했다는 문서가 수의학부 설치 예정 지자체인 에히메현(縣)에서 나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에히메현의 문서에 대해서는 "만들어진 스토리다", "사람들 사이 전언을 통해 만들어졌다", "신문의 총리 동정난을 찾아보면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등의 발언으로 문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나와 처가 국유지 매각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확하다"고 발뺌을 했고, "답변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야권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항상 태연하게 하고 있다"고 흥분하며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권 의원들은 "거짓말이다", "성실하게 답변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고 소리를 쳤고, 장내가 과도하게 소란스러워지자 심의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은 아베 총리가 근거를 대지 않고 자신의 관여 의혹만 부정하고 있다며 "(그저) 언어로 말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의혹에 대한) 반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자민당의 모리 마사코(森雅子) 의원은 "(모리토모학원의 국유지 매각과 관련한) 교섭 문서를 폐기하고 (재무성 내부) 결재 문서를 조작한 것은 국회를 모독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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