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요구만으로 사실관계 파악 어려워"…최근 편입학 실태도 조사
과거 교육부 판단·처분도 조사대상…인하대 "부정편입 사실 아냐"
(인천·서울=연합뉴스) 신민재 이재영 기자 = 조원태(43)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진상조사에 나선다.
30일 교육부와 인하대에 따르면 교육부는 조사반을 인하대에 보내 내달 4일부터 이틀간 편입학 운영실태 현장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조사반은 5명으로 구성되며 반장은 대학 학사제도에 밝고 감사업무 경험이 많은 과장급이 맡는다.
이번 조사에서 교육부는 최근 언론에서 집중부각한 조 사장의 1998년 인하대 부정편입 의혹뿐 아니라 현재 편입학 운영실태도 확인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조 사장이 외국대학 소속 교환학생 자격으로 학점 취득 후 편입했던 시기에 다른 학생도 교환학생 과정을 통해 이수한 학점으로 인하대에 편입할 수 있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또 교육부의 '편법 편입' 결론에 따라 징계처분을 받은 교직원들의 근무 여부 등도 확인 대상이다.
교육부는 "자료요구만으로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면서 "조 사장 관련 의혹뿐 아니라 최근 인하대 편입학 운영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998년 조 사장 부정편입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교육부 판단과 처분이 적절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의 인하대 경영학과 편입을 둘러싼 논란은 20년 전에도 불거진 바 있다.
재단(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들인 조 사장이 인하대에 편입하자 편입학 전형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학교 안팎에서 제기됐다.
이에 교육부는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조 사장이 편법으로 편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교육부는 재단에 편입학 업무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면서도 조 사장 편입을 취소하는 처분을 내리지는 못했다.
조 사장은 미국 2년제 대학에서 졸업인정학점(60학점 평점 2.0)에 못 미치는 33학점(평점 1.67점)을 이수한 뒤 1997년 하반기 외국대학 소속 교환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21학점을 추가 취득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8년 3월 인하대에 3학년으로 편입했는데 이것이 편법이라는 게 교육부 판단이었다.
당시 인하대 3학년 편입 대상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 또는 전문대 졸업(예정)자였다.
교육부가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사실관계를 완벽히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1998년 당시 편입학 서류의 법적 보관시한이 훨씬 지나 남아있는 자료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진석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은 "이번 현장조사로 인하대 부정편입 의혹과 관련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위법·부당한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당시 외국대학과 국내대학은 학점 체계가 달라 외국대학 학점 이수자의 경우 대학 심의위원회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조 사장의 부정편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며 "교육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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