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대외부채 헝가리 101%…"대외 상환능력 높여야"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동유럽 국가 통화들이 달러 대비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이 지속하면 헝가리, 세르비아 등의 대외 취약성이 부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9일 '달러 강세 시의 동유럽 불안요인 점검'이라는 보고서에서 "달러 강세가 장기적으로 지속한다면 달러화 표시 부채가 많은 헝가리, 세르비아의 대외 취약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세르비아 등 국내총생산(GDP) 상위 7개 동유럽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달러 대비 절하하고 있다.
2월 초와 견주면 이날을 기준으로 폴란드 통화는 달러 대비 11.4% 절하했고 헝가리는 10.9%, 체코 10.0%, 불가리아 7.6% 등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 동유럽 국가들의 성장세는 둔화해왔다.
그러나 보고서는 동유럽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경상수지가 개선돼 과거보다 달러 가치 변화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007년과 견주면 지난해 GDP 대비 외환보유액은 체코, 크로아티아, 불가리아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대외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세르비아를 제외하면 모두 하락했다.
경상수지 역시 2007년엔 대부분 적자였지만 지난해에는 루마니아, 세르비아를 제외하면 대부분 흑자로 전환했다.
유로존과의 경제 상관관계가 높아지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금융위기 이후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내수가 증가한 점이 동유럽 국가들의 강점이라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그러나 여전히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대다수 동유럽 국가의 대외부채가 확대하고 있고 달러화 표시 부채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GDP 대비 대외부채는 2007년과 견줘 폴란드에서 17%포인트, 체코 56.1%포인트나 급등했다.
GDP 대비 대외부채 수준 자체도 헝가리 100.5%, 체코가 96.3%, 크로아티아가 88.1%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표시 부채는 헝가리(2007년 48억9천300만 달러→2017년 76억2천400만 달러), 세르비아(2007년 2억4천100만 달러→2017년 11억3천900만 달러)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금융위기 전과 비교하면 동유럽 전체에 걸쳐 미국 경제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달러화 표시 부채가 많은 헝가리, 세르비아나 미국 경제와 동조성이 높은 세르비아, 크로아티아는 취약고리라고 지목했다.
보고서는 "과거 달러 강세 시 동유럽 국가들의 성장률이 둔화한 점을 고려하면 달러화 표시 부채를 축소하고 내수를 확대하는 등 대외상환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porqu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