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헝다)은 신태용 감독 취임 이후 축구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욕'을 먹은 선수 중 하나였다.
주전 수비수로서 대표팀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 대한 비난을 온몸으로 받았던 데다 지난해 8월 31일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이 끝나고 나서 "관중의 함성이 크다 보니 선수들이 소통하기가 힘들었다"는 실언이 결정적이었다.
졸전을 관중 응원 탓으로 돌리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던 김영권은 이러한 비판을 경기력으로 극복하는 데에도 실패한 채 한동안 대표팀에서 떠나 있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대표팀에 승선해 28일 온두라스전에 나선 김영권은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의 회복 훈련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오랜만의 A매치라 많은 준비를 했다"며 "이제는 정신 차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은 동안 "소속팀에서 정신 차리고 잘하면 기회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김영권은 전날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으로 활약하며 대표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무실점으로 마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함께 중앙 수비수로 나선 정승현(사간도스)에 대해서도 "함께 처음 서본 것치고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 1차전이라고 할 온두라스전 승리로 "첫 단추를 잘 끼웠다"면서도 승리에 도취하지 않고 더 많은 준비로 분위기를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경기에서 이겨서 분위기는 좋았지만 다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먼저 준비하고 즐기자고 했다"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더 강한 상대니까 더 강하게 맞서야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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