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리아 의장국 웃기는 일"…유엔군축회의 퇴장(종합)

입력 2018-05-2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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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시리아 의장국 웃기는 일"…유엔군축회의 퇴장(종합)
화학무기 사용 의심 시리아 순회의장국 맡자 서방 반발…러시아, 미 비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군축회의(Conference on Disarmament)에서 미국 대표가 29일(현지시간) 시리아의 순회의장국 수임에 반발하며 잠시 회의장을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리아는 군축회의 규정에 따라 전날부터 4주간 의장국을 맡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7년 넘게 이어진 내전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정황을 고려할 때 시리아가 화학무기 사용 금지를 논의하는 군축회의 의장국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발했다.



로버트 우드 미국 제네바대표부 군축담당 대사는 군축회의장에 들어가기 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시리아가 여기 있다는 것 자체가 군축회의를 희화화한 것"이라며 "시리아 정권은 화학무기로 자국민에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리아가 군축회의를 이끄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우드 대사는 의장을 맡은 후삼 에단 알라 주제네바 시리아 대사가 회의를 시작하려 하자 항의 표시로 회의장을 떠났다가 그의 발언이 끝나자 다시 들어와 대표석이 아닌 참관석에 앉았다.
우드 대사는 발언권을 얻어 "오늘은 군축회의 역사에 비통하고 부끄러운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시리아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 정상적으로 군축회의가 이뤄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호주, 프랑스 등도 시리아가 의장국을 맡은 것을 성토했다.
후삼 알라 대사는 "이중 잣대를 휘두르며 자극적인 선동을 하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의 의장국 수임에 불만을 토로하고 미국이 퇴장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지만 이날 회의는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중국과 북한은 시리아의 의장국 수임을 축하했고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군축회의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매슈 롤런드 영국 대사는 전날 성명에서 유감을 밝히면서도 순회의장국 시스템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축회의는 1년에 24주간 열리는 데 65개 회원국이 국가명 알파벳 순서에 따라 4주 동안 돌아가며 의장을 맡는다. 시리아는 스위스에 이어 의장국을 수임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2013년 8월 사린가스로 반군 지역을 공격, 1천400여 명이 숨지는 참극을 초래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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