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연설서 "강대국이 우리 당 약화시키려 힘써"
쿠르드정당 집회 허용 獨·'독재자 에르도안' 잡지 방치 佛 함께 비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조기 선거를 앞두고 터키 여권이 또다시 유럽에 공세를 가하는 모습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서부 마니사주(州)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서방 강대국이 자신과 '정의개발당'(AKP)을 약화시키려 애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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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비난은 독일과 프랑스에 집중됐다.
그는 독일이 AKP의 '원정' 유세는 금지하고도 쿠르드계 등 소수집단을 대변하는 '인민민주당'(HDP) 집회는 허락했다고 성토했다.
또 최근 프랑스 주간지 '르푸앙'이 표지에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독재자'라는 표현을 쓴 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 친구들의 모든 활동을 차단하면서도 테러범에게는 경찰 보호까지 제공하며 집회를 허용하고, 우리를 대적하는 잡지 표지로 만든 포스터까지 보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조르주와 한스, 당신들은 우리를 꺾을 수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도 없다"면서 "알라 덕분에 나는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은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조르주와 한스'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서유럽인을 싸잡아 부를 때 종종 쓰는 표현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년 대통령중심제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서도 서유럽을 비난하며 이 말을 썼다.
지난해 개헌 국민투표 캠페인기간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또는 독일정부를 향해 "나치 같다"거나 "파시스트"라는 극언을 동원해 비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캠페인기간 서방 때리기는 반외세 심리를 부채질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의도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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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터키 외교부는 29일 독일대사를 불러들여 HDP 집회 허용에 관해 설명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1993년 터키계 이민자 가족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졸링겐 방화공격' 25주기 행사에 참석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독일 방문 일정과 관련 성명을 내고, "졸링겐 참사로부터 사반세기가 흘렀지만 인종주의, 외국인혐오, 이슬람혐오가 확산하는 추세를 목격한다"고 우려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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