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 외출 나온 30대 남성…당국 '테러' 규정·범행동기 등 조사
언론 "범인, '신은 위대하다' 외쳐"…교도소가 급진화 온상되나
(브뤼셀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김문성 기자 = 벨기에 동부도시 리에주에서 29일(현지시간) 오전에 한 30대 남성이 여성 경찰관 2명을 흉기로 찌른 뒤 총기를 빼앗아 이들 경찰관 2명과 행인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하고 자신도 현장에서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벨기에 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사건'으로 간주, 범행동기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벨기에 제3의 도시로 동부지역 독일 국경 인근에 있는 리에주의 중심가에서 한 남성이 순찰 중이던 두 여성 경찰관을 뒤에서 흉기로 공격, 수차례 찌른 뒤 경찰의 권총을 빼앗아 이들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두 경찰관의 권총에는 탄알 17발이 장전돼 있었다.
또 범인은 거리를 따라 걸어 내려오면서 주차된 차량에 탑승해있던 22세 남성에게도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범인은 이어 인근 고등학교로 들어가 여성 직원을 인질로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으며, 무장경찰이 투입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 4명의 경찰관이 부상했고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검찰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테러사건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신문인 '라 리브르 벨지크'는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범인이 범행현장에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테러범들이 테러공격을 하면서 외치는 대표적인 구호이다.
벨기에 RTF 방송은 범인이 벨기에 국적의 36세 남성 벤자망 에르망으로 절도, 폭력, 마약범죄 등의 전과를 갖고 있으며 지난 2003년부터 인근 지방 교도소에서 수감돼 있다가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외출을 나온 틈을 타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범인이 교도소에서 이슬람교로 개종했는지, 교도소에서 급진화됐는지 등을 아울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에주에서 발생한 경찰관 테러공격의 범인이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범죄자로 드러나면서 사회 불만세력이 교도소에서 급진화, 과격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그동안 유럽의 대테러 당국은 잡범들이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동안 폭력적 이슬람교도에 세뇌를 당해 폭력화, 급진화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왔다.
한편, 벨기에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이번 사건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나 테러경보를 상향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벨기에는 지난 2015년 11월 파리 총격 테러사건 이후 테러경보 4단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3단계를 유지해오다가 지난 1월 말에 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했고, 필리프 벨기에 국왕은 미셸 총리와 함께 사건 현장인 리에주를 긴급 방문했다.
리에주에서는 지난 2011년에 한 남성이 사람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4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치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또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는 지난 2016년 3월 22일 브뤼셀 공항과 시내 지하철역에서 연쇄 폭탄테러로 32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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