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투표율·PK 혈투…지방선거 승패 가른다

입력 2018-05-30 05:50  

한반도 정세·투표율·PK 혈투…지방선거 승패 가른다
선거 하루 전 북미정상회담 예정, 선거의 최대 변수
투표율 60% 넘을까…야권 단일화는 끝까지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인 6·13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30일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등 다른 야당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점쳐지지만, 선거까지는 아직 2주일이 남아 있어 승패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 한반도 정세 ▲ 투표율 ▲ PK(부산·경남) 지역의 혈투 ▲ 다당제 구도 ▲ 야권후보 단일화 등이 관전 포인트로 통한다.



◇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북미정상회담이 핵심 변수
전례 없는 남북 해빙 무드는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다.
특히 지방선거 바로 전날인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회담 결과는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민주당에는 호재, 한국당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대북정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인식되고, 국민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한국당은 남북관계가 지방선거의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남북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삶과 직결된 경제문제라는 것이다.
한국당은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경제 분야 실정이 누적되고 있다고 보면서 결코 밑바닥 민심이 민주당에 우호적이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이슈가 부상하면서 야권의 공세가 부각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방선거에서는 누가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투표율 60% 넘나…'샤이 보수' 있나, 없나
투표율은 항상 선거의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지난 제5회 지방선거(54.5%), 제6회 지방선거(56.8%)의 상승세를 이어받아 60%에 육박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4일 공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적극 투표층이 제6회에 비해 무려 15.1%포인트 늘어난 70.9%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각종 여론조사 결과, 초반 판세가 워낙 여권의 일방적 우세로 전개되다 보니, 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진영, 낮으면 보수진영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통할지도 관심이다.
특히 여론조사에 침묵하는 '샤이 보수'가 투표장으로 나와 투표율이 높아진다면 한국당 등 보수진영이 지금보다 나은 결과를 얻게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 PK 혈투…"교두보 확보" vs "수성"
PK(부산·경남) 지역은 최대 승부처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PK 지역에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가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에 의뢰해 20∼21일 부산 거주 성인 803명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 민주당의 오거돈 후보가 47.6%로 한국당 서병수 후보(24.2%)를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KBS 의뢰를 받은 한국리서치의 경남지역 조사(25∼26일, 경남 거주 성인 800명 상대,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포인트)에선 민주당 김경수 후보의 지지도가 50.6%로 한국당 김태호 후보(25.2%)보다 25.4%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한국당은 PK 지역만큼은 빼앗길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지역마저 빼앗긴다면 TK(대구·경북) 지역 정당 수준으로 몰락하고, 당세가 급격하게 쪼그라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특히 경남지사를 지낸 홍준표 대표는 경남지사 선거에 대표직 재신임까지 내걸었다.




◇ 다당제 구도…제3당 선전하나
이번 선거는 다당제 구도로 치러진다.
지금 같은 다당제 존폐의 분수령이 될는지도 모를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현재까지 소수정당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은 간판격인 서울시장 후보로 안철수를 내세웠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와 격차가 큰 2위에 대체로 머물고 있다.
바른미래는 안 후보를 포함해 14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를 내 '전국정당'의 면모를 보였지만, 당선 가능성은 미지수다.
호남 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 역시 민영삼 전남지사 후보와 임정엽 전북지사 후보를 냈지만, 승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그러나 거대 양당 구도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까진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둔다면 한국정치의 대안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온다.



◇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할까
과거 선거를 보면 통상적으로 세(勢)가 약한 진보진영이 야권후보 단일화를 추진했고,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을 거치면서 약체가 된 보수진영 내에서 단일화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표 지역이 서울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당 김문수·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현직 시장인 민주당 박원순 후보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와 두 후보가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양 당의 이해관계는 물론이고 각 후보의 정치적 신념도 다르다 보니 말만 무성할 뿐 구체적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요즘 들어선 후보들이 열어뒀던 가능성마저 차단하는 언급들을 하고 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충북에서는 이시종 현 지사의 아성을 꺾기 위해 한국당 박경국 후보와 바른미래당 신용한 후보의 단일화가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 진전은 없다.
이밖에 한국당 조진래 후보와 무소속 안상수 후보의 출마로 보수진영의 표가 갈리는 경남 창원에서도 민주당 허성무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단일화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나 결과는 알 수 없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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