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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저스틴 벌랜더(35·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13∼2014 두 시즌 부진을 겪으며 한물간 에이스의 표본으로 여겨졌다.
2011년 사이영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수상했고 2012년에도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최고의 투수였지만 구속이 떨어지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벌랜더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2014년 8월 12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벌랜더의 첫 공은 패스트볼이었다. 그의 기억으로는 시속이 86마일(138㎞)에 불과했다. 1회에만 5점을 내주고 교체됐다.
벌랜더는 피츠버그의 홈구장인 PNC 파크의 더그아웃 뒤편 계단에 혼자 앉아 울었다. 그는 자신의 야구 경력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벌랜더는 30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어깨가 아파서 공을 던질 수가 없었다. 어깨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고 99% 확신했다"며 "야구 경력은 끝났다고 믿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어깨 수술은 필요하지 않았다. 벌랜더는 그해 초반에 코어근육 수술을 받았는데, 재활이 완전치 않아서 어깨 통증으로 이어진 것이었다.
벌랜더는 비시즌 동안 물리 치료사 애니 가우와 함께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2016년 8월 27일에는 1피안타 완봉승을 따내고 시즌 막판에는 최고 시속 99마일(159㎞)을 찍는 등 부활의 조짐을 보인 벌랜더는 지난해 9월 1일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포심패스트볼의 위력을 회복한 벌랜더가 출전한 10경기(포스트시즌 포함)에서 휴스턴은 9승을 거뒀다. 휴스턴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의 벌랜더는 더욱 놀랍다. 벌랜더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 1.11에 7승 2패를 수확하며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떠올랐다.
벌랜더는 은퇴 시기를 언제로 잡았느냐는 질문에 "45살까지는 던질 것 같다"며 "현실적인 계획인지는 모르겠지만 던질 수 있는 한 계속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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