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갑옷 기증은 한국·독일 문화협력 징표"

입력 2018-05-30 13:56  

"조선시대 갑옷 기증은 한국·독일 문화협력 징표"
유물 기증 결정한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장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갑옷은 아름다운 나라로 돌아갑니다. 우리는 이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과 독일 간 문화적 대화와 협력을 보여주는 징표가 될 것입니다."
테오필 가우스 독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장은 30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조선 후기 면피갑(綿皮甲) 공개회에서 갑옷을 기증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공개된 조선 후기 면피갑은 1910∼1920년대 한국에서 독일로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면과 철, 가죽으로 제작해 보군(步軍·보병)이 착용한 면피갑은 조선시대에 많이 생산됐으나, 국내외에 현존하는 유물은 10여 점밖에 없다.
상트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은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수도원장)가 1911년과 1925년 한국에서 수집한 유물을 포함해 우리 문화재 1천700여 점을 보유한다.
한국 문화재가 많다고 해도 소장품을 선뜻 기증하기는 쉽지 않은 일. 상트오틸리엔수도원은 2005년 겸재 정선 화첩을 영구 대여 형식으로 경북 칠곡 왜관수도원에 돌려준 뒤 식물 표본과 17세기 익산 지역 호적대장도 국내에 반환했다.



공개식 참가를 위해 처음 방한한 가우스 관장은 "면피갑이 엄청난 가치가 있는 유물이라는 점을 알았지만,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회상하며 "독일에서는 보존처리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 기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민속박물관에서도 한국 복식 두 점을 보존처리하고 있고, 선교박물관에 보존처리가 필요한 회화 4점이 더 있다"며 "면피갑 기증을 계기로 한국과 공동 연구가 지속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개회에 동참한 박현동 칠곡수도원 아빠스도 "문화재는 가치가 빛나는 곳, 더 잘 보존되고 연구될 곳에 있어야 한다"며 "상트오틸리엔수도원과 협력을 다짐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가우스 관장은 수도원이 한국과 아프리카 유물을 수집한 목적이 박물관 설립이 아니라 해당 지역을 알리는 데에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베버 총아빠스는 유물을 모아 독일에 가져간 뒤 한국으로 향하는 선교사에게 보여주고 관심을 끌었다"며 "지금도 선교박물관에 있는 한국 유물은 동방에 있는 놀라운 나라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는 문화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소재입니다. 독일인들이 선교박물관에 있는 한국 문화재를 본 뒤 한국을 방문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유물을 잘 보존할 수 없다면 반환을 고려해야겠지만, 우리 박물관이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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