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전에도 떠돌이 개 대량도살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러시아에서 내달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떠돌이 개 집단 도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동물보호단체 운동가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러시아에서 떠돌이 개 도살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의 '역사'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동물보호단체들은 소치를 배회하던 개 수천 마리가 자취를 감췄다며 집단 도살설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소치 시 당국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면서 해마다 하던 대로 개를 붙잡아 보호소로 보내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소치, 예카테린부르크 등 러시아 월드컵 개최 도시 11곳에 있는 떠돌이 동물은 약 200만 마리에 달하며, 지역 당국은 올해 이 동물을 붙잡고, 가두고, 중성화 수술을 하고, 안락사하는 데 1억1천900만 파운드(약 1천706억원)를 쓸 예정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떠돌이 개의 수를 통제하기 위해 매년 민간기업과 계약을 맺는데, 올해는 이를 위한 입찰 규모가 커졌다는 증거가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예카테린부르크 당국의 경우 개 4천650마리를 포획하는 데 38만 파운드(약 5억4천만원)를 지불할 예정이다.
동물보호단체 운동가들은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러시아 당국자들이 내달 월드컵 참가 선수들과 팬들이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 거리에서 떠돌이 동물을 없애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월드컵을 앞두고 맺은 이 같은 계약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제기돼 200만 명 가까이 서명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소치의 한 동물권 운동가는 "우리는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일어났던 일이 되풀이될 것이 두렵다"며 당시 일주일에 걸쳐 독과 총으로 집단 도살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관리들은 집단 도살 주장을 부인하면서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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