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정 불안에 원/달러 환율 1,080원대로 상승

입력 2018-05-30 16:34   수정 2018-05-30 16:39

이탈리아 정정 불안에 원/달러 환율 1,080원대로 상승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이탈리아 정국 혼란으로 미국 달러와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1원 오른 108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2원 오른 1,08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탈리아발 금융불안 우려로 지난 밤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유로화가 하락하고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발동한 것이 영향을 줬다.
유럽 주요국 증시가 크게 하락했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58%, 1.16%, 0.5% 내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3%를 웃돌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77%까지 떨어지는 등 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도 코스피가 1.96% 하락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3월 총선에서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이 승리했지만 석 달 가까이 연정을 구성하지 못해 정부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극우정당 '동맹'과 연정을 구성하기로 했지만,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반(反) 유럽연합(EU) 성향이 강한 파올로 사보나의 경제장관 지명을 전격 거부하면서 다시 혼란에 빠졌다.
최근에는 신임 총리 후보자가 지명 나흘 만에 전격 사퇴한 데 이어, 대통령은 새로 총선을 치르기로 하고 과도 내각을 이끌 총리를 지명한 상태다.
금융시장에서는 이탈리아 재선거는 유로존 탈퇴와 관련한 국민투표 성격으로 비화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이탈리아의 반 유로화 움직임은 그리스 경우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이탈리아 정정 불안의 금융시장 영향' 보고서에서 "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수개월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총선은 이르면 8월, 늦으면 내년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 리스크 완화로 원화 가치가 오르고 있어 이탈리아 불안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다시 오르고 있지만, 대외불안 민감도가 다소 약화했고, 북한 관련 호재들도 있어 상승 폭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000030] 연구원도 "최근 북한 리스크 완화로 원화가 재평가받는 모습"이라며 "이탈리아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우려만큼 크지 않아 외환시장 움직임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93.52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89.02원)보다 4.50원 올랐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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