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해설위원으로 러시아행…"황희찬이 내 자리 메워줄 것"

입력 2018-05-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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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해설위원으로 러시아행…"황희찬이 내 자리 메워줄 것"
월드컵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한 이근호, KBS 해설위원 제안 수락
"황희찬과 이승우 기대…사고 칠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축구의 대들보' 이근호(33·강원)는 최근 큰 시련을 겪었다.
그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소집을 불과 이틀 남기고 무릎 인대를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이근호는 소집일인 21일 다리를 절뚝거리며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할 만큼 간절하게 출전 의지를 내비쳤지만, 그날 밤 '월드컵에 출전하기엔 무리'라는 정밀검진 결과를 받고 쓰라린 눈물을 흘렸다.
그토록 갈망하던 '꿈의 무대'가 한순간에 사라진 순간이었다.
이근호는 퇴소한 다음 날 교통사고까지 당하는 등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이근호는 마냥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는 최근 KBS의 해설위원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수락했다. 이근호는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한다.
비록 동료들과 그라운드에 함께 서지는 못하지만, 중계석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응원할 예정이다.
30일 연합뉴스와 연락이 닿은 이근호는 "월드컵 출전이 무산된 뒤 매우 우울했다"라며 "안 좋은 마음을 빨리 털어버려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로 방송사 제안을 수락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 함께 뛰었던 선수들의 플레이를 해설한다는 게 부담되지만, 대표팀에서 생활했던 경험을 토대로 좋은 해설을 국민께 선사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근호는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 신태용호를 전망해달라는 말에 잠시 고민하기도 했다.
그는 "1차전 상대인 스웨덴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라며 "스웨덴전에서 승리한다면 탄력을 받아 충분히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로는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승우(베로나)를 꼽았다.
이근호는 "황희찬은 피지컬이 좋고 저돌적이며 움직임이 좋은 선수"라며 "월드컵 경험은 없지만, 첫 경기에서 골을 넣는다면 사기가 올라 자신의 실력보다 훨씬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승우는 부러울 정도로 탁월한 개인기를 가진 선수인데,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라 월드컵 무대에서도 떨지 않을 것"이라며 "큰 사고를 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근호는 온두라스와 평가전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그는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첫 경기 내용과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라며 "이승우, 문선민(인천) 등 신인 선수들이 활약을 펼쳤다는 점은 대표팀에 분명한 호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비록 월드컵엔 출전하지 못하지만, 선수 인생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난 이미 극복했다. 정말 괜찮다"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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