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승리보다 귀해"…한국 태권도, 바티칸서 평화의 메시지(종합)

입력 2018-05-30 21:47   수정 2018-05-31 08:41

"평화가 승리보다 귀해"…한국 태권도, 바티칸서 평화의 메시지(종합)

프란치스코 교황 "'두 개의 한국' 함께 하려는 평화에 대한 의지 엿보여"

(바티칸시티=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평화가 승리보다 더 소중합니다."(Pace e' piu preziosa del trionfo)
한국에서 온 태권도 시범공연단이 가톨릭 본산 바티칸에서 역동적인 시범공연을 펼치며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30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재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은 평소와 다른 좀 더 특별한 분위기에 진행됐다.

행사 중간에 흰색과 검정색 도복을 차려 입은 세계태권도연맹(WT)의 시범단 약 20명이 특별히 마련된 무대에 올라 절도있고, 현란한 몸짓으로 약 5분에 걸쳐 시범 공연을 펼쳐 전 세계에서 온 가톨릭 신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시범단은 웅장한 성베드로 대성당을 배경으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의 은은한 선율에 맞춰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제목이 붙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물 흐르듯 유려한 손짓과 발짓, 거꾸로 솟아 올라 발로 격파하는 고난도 시범 등으로 무대를 꾸민 시범단에 이날 모인 수 천 명의 신자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로마에서 태권도를 수련 중인 소녀 베아트리체 올리베리(9) 양이 비둘기를 날리며 태권무를 끝내자 광장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시범단은 아울러 공연 말미에 '원 월드, 원 태권도'(One World, One Taekwondo)라고 쓴 영문 현수막, '평화가 승리보다 더 소중하다는'는 문구를 이탈리아어로 적은 현수막을 차례로 펼쳐보이며 이번 공연이 평화에 대한 염원에서 이뤄진 것임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연 직후 특별 언급을 통해 "태권도 시범단에 감사한다. '두 개의 한국'(Due Coree)이 함께 하려는 평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공연이었다"며 "이는 모든 인류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교황청은 이날 태권도 시범 공연을 통상적으로 하듯이 일반 알현 순서가 끝난 후가 아니라 행사 도중에 배치해 시선이 집중되게끔 하는 파격을 허용했다.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각별히 지지하는 교황과 교황청의 평소 철학이 반영됐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교황은 또 일반 알현 후 공연단과 악수하고, 함께 단체 사진을 찍으며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행사는 당초 교황청 초청으로 남북한 태권도가 함께하는 시범 공연으로 열릴 계획이었으나, 북한측의 갑작스러운 불참 통보로 한국 태권도만 무대에 올라 아쉬움을 남겼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는 지난 24일 '맥스선더 한미연합 군사훈련 관계로 바티칸 시범공연을 할 수 없다'는 취지가 담긴 통지문을 WT에 전달, 남북 태권도가 사상 처음으로 바티칸에서 나란히 공연하는 장면이 현실화되지 못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탈리아태권도협회에 따르면 북한측의 불참이 결정된 이후에도 오스트리아 빈에 주재하는 ITF 임원단이 이날 남측만의 시범 공연에라도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오기도 했으나, 임원단의 방문도 끝내 불발됐다.
조정원 WT 총재는 "이번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ITF와의 합동 시범이 무산되었지만 앞으로도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T의 교황청 시범은 지난 2016년 10월 '신앙과 스포츠에 관한 국제 콘퍼런스' 개회식 무대에서 선보인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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