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월4일 성 소수자·종교계 인사 참여 행사로 논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주중 미국대사관이 톈안먼(天安門) 사태 29주년인 다음 달 4일 동성애 행사를 열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주중 미국대사관의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미 대사관 측은 다음 달 4일 오후 6시 30분 베이징 미국센터에서 성 소수자와 종교계 인사가 참여하는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은 웨이보에 "성 소수자 인권의 달을 기념하기 위해 베이징 미국센터에서 열리는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행사에 참가하자"고 글을 올렸다.
이어 이날 행사에 모르몬교, 천주교, 비(非)기독교, 유대교, 무신론자 등이 각각 한 명씩 참여해 각자의 경험을 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은 톈안먼 사태 29주년을 맞는 민감한 시기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정부가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여 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중국 정부는 매년 이 무렵이 되면 톈안먼 사태 기념행사나 민주화 시위 등에 대비해 반체제 인사나 인권 운동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을 포함해 삼엄한 경계를 펼친다.
중국 누리꾼들은 미국대사관 웨이보에 "성 소수자 운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이슬람교도는 왜 참석하지 않는 것이냐", "천주교와 유대교는 성 소수자를 탄압한 역사가 있다" 등의 글을 올렸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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