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검찰, 단독범행 여부·외출 허가 과정 집중 조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벨기에 동부도시 리에주에서 경찰관 2명과 행인 등 3명을 살해한 범인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테러수법을 따른 것이라고 벨기에 검찰이 30일 밝혔다.
또 범인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초에 이슬람 급진주의자를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사건으로 규정하고 배후가 있는지 혹은 단독범행인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한편, 외출 허용과정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연방검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9일 리에주에서 발생한 경찰관 테러사건의 수법에 대해 "IS가 인터넷에서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정기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라면서 범인은 범행을 저지르면서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알라신은 위대하다)'를 여러 차례 외쳤다고 말했다.
또 검찰 대변인은 리에주 경찰 등의 정보를 인용, 범인이 지난 2016년과 2017년 초에 이슬람 급진주의자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범인은 그러나 그 이후에는 급진주의자를 만났다는 정보는 없다고 검찰 대변인은 전했다.
범인은 벨기에 국적의 벤자망 에르만(31세)으로 신원이 파악됐으며, 에르만은 어려서부터 강도 절도, 마약오용,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몇 차례 수감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에르만은 인근 교도소에서 수감돼 있다가 오는 2020년 만기 출소를 앞두고 사회적응을 위해 지난 28일 이틀간 일정으로 외출을 나왔다가 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에르만은 두 경찰관을 공격하고 경찰관의 권총을 빼앗아 이들을 살해한 뒤 추가범행을 위해 근처에 있는 바(술집) 안으로 몇 차례 들어갔으나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자 그대로 나왔고,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타고 있던 22세 청년에게 총을 발사해 숨지게 하고 또 다른 차량에도 총을 발사했다.
이어 에르만은 근처 고등학교로 들어가 여성을 인질로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으며 출동한 무장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4명의 경찰관을 다치게 하고 경찰 총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검찰 대변인은 "경찰이 투입돼서 더 많은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에르만은 범행 전날인 지난 28일 밤에 과거 교도소에서 같이 있었던 전(前) 동료 수감자를 둔기로 내려쳐 살해했다고 얀 얌봉 벨기에 내무장관이 현지 RTL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bing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