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도르 52%, 아나야 26%, 미드 19%…변화 갈망 민심 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운 멕시코 좌파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대선 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오는 7월 1일 치러질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둔 가운데 지지율이 2위 후보의 2배로 상승한 것이다.
현지 일간 레포르마가 30일(현지시간) 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 좌파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당 후보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 전 멕시코시티 시장은 52%의 지지율로 1위를 고수했다.
보수 성향 국민행동당(PAN) 출신으로, 좌우 야당 연정 후보인 리카르도 아나야(38)의 지지율은 26%를 기록했다.
중도 우파 여당인 제도혁명당(PRI) 후보인 호세 안토니오 미드(48) 후보는 19%에 그쳤다. 무소속 후보인 하이메 로드리게스의 지지율은 3%였다.
레포르마가 지난 2일 공개한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4%포인트 상승했지만, 아나야는 4%포인트 하락했다.
대권 삼수생으로 일명 '암로'로 불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지지율이 상승가도를 유지하는 것은 권력층의 부정부패, 세습되는 권력과 부의 불평등, 만연한 흉악 범죄, 경제 침체 등에 대한 멕시코인들의 좌절과 불만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무려 89년간 이어진 우파 성향 PRI와 PAN의 장기집권에 질린 멕시코 민심이 변화를 열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현 정권이 시행한 각종 개혁이나 친시장 민영화 정책을 재검토하거나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또 만연한 범죄를 줄이기 위해 범죄자에 대한 사면 방침을 밝혔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족 우선주의 성향과 거침없는 언사로 멕시코의 트럼프로 비유되곤 한다.
기득권을 가진 경제계와 부유층은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당선을 바라지 않고 있다. 재계 단체들은 우회적으로 그를 반대하는 신문광고를 집행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1천200명을 상대로 24일부터 27일까지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8%포인트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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