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신영증권[001720]은 31일 미국의 경기 확장세가 100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의 경험이나 재정 적자 등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며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설정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소비와 생산, 고용 등을 고려하면 현재 미국 경기 확장세는 2009년 6월 이후 10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1990년대의 120개월 확장 이후 사상 두 번째로 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미국 경기의 장기 확장세는 '과잉 낙관' 속에서 종결을 맞았다"며 "미국의 헤게모니가 경제를 넘어 정치·군사적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공세적 대외정책을 펼치고, 이는 감세 등과 맞물리면서 재정수지 악화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확장이 100개월 이상 이어지다 끝난 실제 사례로 1960년대 중반의 베트남전 참전 확대, 1990년대 후반 테러와의 전쟁 등의 시기를 꼽았다. 당시 정부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장기 호황이 종결됐다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12월 대규모 감세를 단행했는데, 미국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 적자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1천200억 달러씩 늘어나 2020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적자 확대는 100개월 넘게 진행되다 종결된 60년대, 90년대 경기 확장기의 데자뷔"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경기와 증시의 고점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길게 보면 10년 강세장의 8∼9부 능선 부근에 왔다"며 "2019년까지 본다면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 이상으로 가져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증시가 못 오르는데 한국 증시가 상승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대두하면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는 희석될 것이고, 금리 안정 국면에서는 성장주가 강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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