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간호사 인권유린 실태 조사…부당한 업무 강요, 안전관리 소홀 주장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전남대학교병원 간호사들이 업무와 관련 없는 일에 동원되고 부당한 업무 강요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30명이 넘는 간호사는 성희롱·성폭력 경험을 겪었다고 답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전남대 병원지부는 31일 병원내 인권유린 실태 조사(2017.12∼2018.2)를 한 결과 참여한 병원 간호사 250명(간호조무사 4명 포함) 대부분이 부당한 업무 강요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152명은 본인 업무와는 관련 없는 청소, 짐 나르기, 풀 뽑기, 주차관리 등을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47명은 상급자 또는 의사 지시로 커피 심부름을 해야 했고, 7명은 이사, 병원장, 임원의 집안일이나 개인 업무를 하도록 강요받았다.
간호사들이 개인 뜻과는 무관하게 각종 행사에 동원되기도 했다.
136명이 장기자랑, 체육대회, 학술대회 등에 동원된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86명은 이 행사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춰야 했다고 밝혔다.
47명은 회식자리에서 술을 따르라는 강요를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병원 발전기금을 내거나(74명), 상급자 퇴직 시 선물비용을 내야 했다(50명).
감정노동과 직무 스트레스에도 상시 노출됐다.
159명이 욕설, 반말, 폭언을 경험했고 '태움'(괴롭힘)도 97명이 겪었다. 폭행(44명), 성희롱·성폭력(33명) 경험도 있었다.
휴식·식사시간, 휴가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휴식시간은 12명, 식사시간은 26명, 휴가는 42명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기출근·지연퇴근(183명), 업무 관련 교육(148명), 병원 행사(132명), 출장(63명) 등 시간 외 근무를 했지만, 수당이나 대체휴가를 받지 못했다.
안전관리 소홀도 제기됐다.
63명이 비용절감을 위해 장갑, 마스크 등 사용이 제한됐다고 답했다.
51명은 부실한 감염관리 때문에 감염됐거나 감염 위험에 놓인 적이 있고, 과잉진료, 1회용품 재사용, 리베이트 수수 등 불법을 경험했다는 간호사도 31명에 달했다.
전남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늘 부족한 인력 탓에 부실 진료와 의료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의료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인력충원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대체 인력조차 충원하지 않아 현장 고통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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