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정도경영' 강조한 한화 김승연 회장의 쇄신안은

입력 2018-05-31 12:27   수정 2018-05-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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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정도경영' 강조한 한화 김승연 회장의 쇄신안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탈피 '완성'…이사회 중심 독립경영 강화
정보서비스·국방 사업부문 '시너지'로 경쟁력 극대화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한화그룹이 31일 내놓은 경영쇄신안은 당면 과제인 '일감몰아주기 해소'와 함께 그룹 조직개편을 통한 '책임경영 강화'라는 두가지 취지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관련해 최근 공정위원회의 현장조사까지 받은 상황에서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계열사 지분 정리라는 자구책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국내 주요 그룹 대부분이 과거의 '선단식 경영'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인 중심의 사업 운영과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영기획실을 전격 해체하는 등 그룹 조직에 대한 개편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전사적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모든 기업에서 정도경영을 근간으로 삼아달라"고 당부한 것이 쇄신안에 반영됐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 일감몰아주기 '중심축' 해체
한화그룹은 지난해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 차원에서 비상장 계열사인 한화S&C를 물적분할 방식으로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한화S&C(신설법인)로 쪼갰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S&C를 완전 자회사로 두는 구조였다.
시스템통합(SI), 소프트웨어 개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한화S&C는 그동안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는 것은 물론 경영권 승계에서 '핵심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총수 일가가 지분의 100% 보유한 한화S&C를 분할한 뒤 존속법인인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의 지분 가운데 44.6%를 매각함으로써 지분율을 대폭 낮춘 것이다.
그러나 총수 일가가 여전히 지분 50% 이상을 보유했기 때문에 규제 회피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있었고, 공정위는 올해 3월 서울 장교동의 한화빌딩에 현장조사를 나가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이날 한화그룹은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합병법인에서 차지하는 에이치솔루션의 지분율을 10%대로 낮춤으로써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정보서비스 사업을 하는 한화S&C와 방위전자 사업을 하는 한화시스템의 합병함으로써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도 있다.
그룹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은 중장기적으로 방산과 IT 서비스 영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BAE시스템스나 레이시온 등 세계 유력 방산기업들의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 "이사회 중심 경영, 주주권익 제고"
한화그룹은 이날 재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그룹 조직 개편안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우선 사외이사의 역할과 독립성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그룹 출신의 사외이사 임명은 가급적 피하고 개방형 추천제를 도입해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다양화하기로 했으며,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심의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도급법 관련이나 갑을 관계, 기술 탈취 등 공정거래 이행과 관련된 주요 사항이나 기업의 사회적책임 관련 사안을 심의하기 위해 신설하는 상생경영위원회도 사외이사만 참여한다.
이와 함께 실질적인 주주권익 보호 등을 취지로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제도'도 도입하기로 했으며, 개방형 추천제도를 통해 선임된 사외이사가 담당하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룹 경영기획실 해체다. 삼성의 미래전략실 해체 등 국내 주요 그룹이 대부분 과거 방식의 '총수 측근 보좌 헤드쿼터'를 없애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앞으로는 ㈜한화[000880]가 그룹을 대표하는 기능을 맡게 되고, 그룹 단위 조직으로는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신설해 각각 대외 소통, 준법경영 등의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SK그룹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최고의사결정기구 수펙스추구위원회와 비슷한 형태로 받아들여진다.
한화그룹은 "경영기획실 해체와 두 위원회 신설을 통해 각 계열사에 대한 지원 기능은 더 강화할 것"이라면서 "각 계열사는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이사회 중심의 독립 책임경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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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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