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서 50년가량 이어진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종착점에 다가가고 있다.
31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필리핀 하원은 전날 민다나오 섬에 '방사모로'로 불리는 이슬람 자치정부를 설립하는 내용의 방사모로 기본법을 통과시켰다.
상원도 31일 오전 같은 취지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상·하원이 자치정부 관할 범위 등 일부 이견을 조율해 최종 승인한 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서명하면 입법 절차가 끝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9일 방사모로 기본법을 시급히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지정했다.
필리핀 정부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이 2014년 3월 평화협정을 체결한 지 4년여 만이다.
정부군과 MILF가 50년 가까이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 양측 병력과 주민 등 12만 명 이상이 숨졌고, 2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주해야 했다.
방사모로 기본법이 발효되면 민다나오 섬에 입법, 행정, 재정권을 갖는 이슬람 자치정부가 들어선다.
국방, 외교, 통화 정책 등은 중앙정부가 관할한다.
두테르테 행정부는 방사모로 자치정부가 들어서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세력 확장을 막고 평화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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