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시민단체, 국토부 차관 출신 민주당 맹성규 후보 책임론
맹 후보측 "차관 재임 기간 징계 보고 못받아" 반박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국토교통부가 2014년 대한항공 '땅콩회항'과 관련해 사건이 발생한지 3년 6개월이나 지나 '뒷북 징계'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인천 남동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불똥이 튈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시민단체와 야당들은 올해 4월 초까지 국토부 2차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후보에게 일정한 책임이 있다며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고, 맹 후보측은 악의적인 주장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땅콩회항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12월 5일 미국 뉴욕발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땅콩 서비스 문제를 지적하며 이륙 준비 중이던 여객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리도록 지시해 문제가 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은 작년 12월 21일 대법원 판결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18일에야 행정처분 심의위원회를 열고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해 대한항공에 대해 27억9천만원의 과징금,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선 150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했다.
뒤늦은 징계에 대해 국토부 내에 대한항공과 유착관계가 형성된 '칼피아' 정서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절차적 문제점이 없었는지 내부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28일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국민들은 국토부가 4년 동안 봐주기를 한 것으로 비판하고 있으며 맹 후보가 국토부 2차관으로 재직하던 때도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이 방치됐던 만큼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 남동갑 보선에 출마한 정의당 이혁재 후보도 29일 공개질의서를 통해 "맹 후보는 작년 6월부터 10개월간 국토부 2차관으로 근무해 명실상부한 항공정책의 책임자였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도 31일 논평을 내고 "맹 후보가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만 일축하는 것은 공직후보 출마자의 처신으로 부적절하다"며 "국민적 공분을 사는 땅콩회항과 관련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맹 후보 측은 여당과 시민단체의 이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2014년 12월 5일 땅콩회항 당시 맹 후보는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으로 근무했으며 해당 사건은 항공정책실장 소관 업무여서 자신과 무관했다는 것이다.
이후 2015년 1월 땅콩회항 사건이 기소될 때는 맹 후보가 강원도 경제부지사로 재직 중이었는데 당시 국토부는 변호사들의 자문을 받은 결과,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지켜본 뒤 행정처분 절차를 밟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따르기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맹 후보가 국토부 2차관에 취임한 작년 5월 31일에도 이 사건의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이었고 작년 12월 21일 대법원 판결이 나온 뒤 징계 절차가 시작됐지만 자신은 한 번도 징계 관련 사항을 보고 받은 일이 없이 올해 4월 2일자로 퇴임했다고 해명했다.
맹 후보 측은 "시민단체와 야당의 주장에 대응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닌 데다 건전한 정책대결로 가야 할 선거가 혼탁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악의적 주장과 명예훼손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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