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건설업계가 공공공사 공사비 현실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31일 대한건설협회 등 17개 연합회 산하 단체와 기타 5개 단체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전국 건설인 대국민 호소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단체별로 총 7천여명의 건설인들이 모여 한계 상황에 직면한 건설업계의 위기 상황을 호소했다.
유주현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은 "공사비 현실화는 전국 800만 건설가족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며 "제값 받고 제대로 시공하는 건설문화 정착을 위해 공공시설물의 품질과 국민의 생활안전을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공공공사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공사비가 절반 수준이며 공사비 부족 등으로 인한 건설현장의 재해가 증가하면서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공공공사 공사비 인상을 주장했다.
유 회장은 "노후시설 개선과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국가 인프라가 질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인프라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국가경제를 후퇴시키고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지난 16일 2만8천여개 건설사 연명으로 국회와 정부 등에 공사비 정상화와 SOC 예산 증액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공공공사 낙찰률은 74%에 그쳐 저가 낙찰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10년간 건설사 영업이익률은 10분의 1로 줄었고, 공공공사만 수행하는 건설사는 2016년 이익률이 마이너스 25%에 달했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또 최근 10년간 공공토목공사를 주로 수주하는 종합건설업체만 1천500개 사가 폐업을 결정했다.
연합회는 이날 배포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적정공사비 지급을 위해 낙찰률 10%포인트 이상 상향, 사회 인프라 예산 확대, 300억원 미만 공사 표준시장 단가 적용 배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성화, 법정 제수당 반영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7천여명의 건설인들은 '국민 안전 위협하는 저가 발주 개선하라', '헐값 발주 낙찰률 상향하라', '적정원가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으로 행진을 하기도 했다.
한 건설인은 "공사비 부족의 실상을 정부가 귀담아들어 줘야 한다. 일한 만큼 제값을 받고 제대로 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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