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 가다] 익산시장, 이웃집 형·동생의 '외나무다리 결투'

입력 2018-06-02 06:47  

[격전지를 가다] 익산시장, 이웃집 형·동생의 '외나무다리 결투'
전북 유일 평화당 현직 단체장 후보 vs 민주당 지지율 등에 업은 여당 후보

(익산=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요즘 표정관리가 잘 안 되는 전북 익산시 함열읍 와리 상시마을 주민.


이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란 2명이 익산시장직을 놓고 맞대결하기 때문이다.
"위·아래 집 살면서 초등학교도 같이 다니고 형·동생 하던 사이인데, 운명의 장난처럼 외나무다리에서 만났으니……."
이 마을 주민 대부분은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누구를 찍느냐'는 말 자체가 금기어가 된 지도 꽤 됐다고 한다.
한 주민은 "한 동네에서 누군가는 당선되고 누군가는 낙선될 텐데, 아무개를 찍는다고 이야기했다가는 이 작은 마을에서 영영 원수지간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동네 선후배 2명이 출마한 익산시장 선거 판세는 개표 전에는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막상막하다.
이를 증명하듯 몇 번의 여론조사 결과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도내 유일의 민주평화당 현직 단체장인 정헌율(60) 후보의 재선 가도를 막아선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동네 형 김영배(63) 후보다.
김 후보는 시의원 두 번, 도의원 두 번 등 총 16년간 밑바닥을 훑으며 지방의원으로서 잔뼈가 굵었다.
'주변에서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인품이 훌륭하다는 평가다.
김 후보는 "도의회 산업경제위원장과 도의장을 맡아 정치력을 인정받았고 집권당을 통한 예산확보로 지역발전을 앞당기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정 후보는 2016년 박경철 전 시장의 당선무효형으로 실시된 재선거에서 당선됐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중앙과 지방의 다양한 행정 경험 덕에 '행정의 달인'으로 꼽힌다.
정 후보는 "현안을 차질 없이 매듭짓고 중장기 과제를 안정적·연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후보는 "상대가 더 훌륭하다"며 서로를 칭찬했지만 신청사 건립 등 현안에 대한 시각차는 뚜렷하다.
김 후보는 "시민의 뜻을 모아 추진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정 후보는 "안전과 편리함을 위해 신축해야 한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KTX 익산역사 활용방안, 저조한 국가 식품클러스터 분양 방안 등을 놓고도 두 후보의 해법이 달라 시민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 지역 선거는 2020년 치러지는 총선의 전초전 성격도 짙다.
시장 선거 결과에 따라 갑 지역구인 민주당 이춘석(3선) 사무총장과 을 지역구의 평화당 조배숙(4선) 대표의 위상이 극명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익산은 이한수 전 시장 이후 무소속 박경철, 평화당 정헌율 시장에게 내리 두 번 뺏긴 고지를 재탈환해야 하는 민주당의 자존심과 도내에서 유일한 현역 단체장이 출마한 평화당의 절박함이 극명하게 충돌하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익산은 이번 지방선거는 물론 총선까지 연계돼 민주당이나 평화당 모두 정치 지형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이 때문에 양 당의 화력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ic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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