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경제팀 분발해야"… 靑 "김동연 패싱 아냐" 진화
청와대·정부경제팀의 경제현실 인식·대응책 차이 관련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가 잘 대응을 못 하고 있다", "경제팀이 분발해 달라" 등 경제부처를 염두에 둔 듯한 질타를 쏟아냈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 등 현안에서 청와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문 대통령의 이런 지적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혁신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우리 정부 1년이 지나도록 혁신성장에선 아직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성장에 대해 우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더욱 분발해 달라. 규제혁파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라고 당부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야권의 정책 역효과 비판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처의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당과 정부는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최근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경제에 미치는 영향, 시장과 사업주의 어려움·수용성을 충분히 분석해서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면서 이른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데 반대되는 언급을 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청와대 참모진과 김 부총리의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사실상 청와대 참모진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자 청와대는 논란이 번지지 않게끔 즉각 진화에 나섰다.
김의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일부 언론이 오늘 재정전략회의 분위기와 관련해 김 부총리의 '판정패'나 '패싱'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는 김 부총리가 가장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고, 주도적으로 의견을 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 모두발언을 봐도 애초 원고에는 '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해 주시고'라고 돼 있었으나, 문 대통령이 현장에서 말씀하면서 '우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더욱 분발해 주시고'라고 읽었다"며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책과 사람을 직접 연결하며 누구의 '승리'나 '패배' 라고 해석하지 말아 주기를 부탁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날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김 부총리의 발제 내용을 소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발제 자체가 비공개였다.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발제문도 모두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부총리 패싱 해석을 두고선 경제정책 콘트롤타워와 관련해 언제든 새 나올 수 있는 엇박자가 새 나온 거고,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이 불거진 거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그런 시각이 나오는 건 장하성 정책실장을 비롯한 경제담당 대통령 참모진과 김 부총리를 위시한 정부 경제팀의 지휘 체계 충돌 및 정책 이니셔티브 혼선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는 '청와대 정부'라고까지 종종 불리며 옛 정권과 큰 차별 없는, 크고도 강한 대통령 참모 시스템을 운용 중인 문재인 정권임을 고려할 때 얼마든지 생각해볼 구석이 있다는 배경을 깔고 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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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정부경제팀의 경제현실 인식·대응책 차이 관련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가 잘 대응을 못 하고 있다", "경제팀이 분발해 달라" 등 경제부처를 염두에 둔 듯한 질타를 쏟아냈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인상 등 현안에서 청와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문 대통령의 이런 지적은 더욱 관심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혁신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우리 정부 1년이 지나도록 혁신성장에선 아직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혁신성장에 대해 우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더욱 분발해 달라. 규제혁파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라고 당부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야권의 정책 역효과 비판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처의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당과 정부는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최근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경제에 미치는 영향, 시장과 사업주의 어려움·수용성을 충분히 분석해서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면서 이른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데 반대되는 언급을 한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청와대 참모진과 김 부총리의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사실상 청와대 참모진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자 청와대는 논란이 번지지 않게끔 즉각 진화에 나섰다.
김의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일부 언론이 오늘 재정전략회의 분위기와 관련해 김 부총리의 '판정패'나 '패싱'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는 김 부총리가 가장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고, 주도적으로 의견을 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 모두발언을 봐도 애초 원고에는 '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해 주시고'라고 돼 있었으나, 문 대통령이 현장에서 말씀하면서 '우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더욱 분발해 주시고'라고 읽었다"며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책과 사람을 직접 연결하며 누구의 '승리'나 '패배' 라고 해석하지 말아 주기를 부탁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날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김 부총리의 발제 내용을 소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김 대변인은 "발제 자체가 비공개였다.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발제문도 모두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부총리 패싱 해석을 두고선 경제정책 콘트롤타워와 관련해 언제든 새 나올 수 있는 엇박자가 새 나온 거고,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이 불거진 거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그런 시각이 나오는 건 장하성 정책실장을 비롯한 경제담당 대통령 참모진과 김 부총리를 위시한 정부 경제팀의 지휘 체계 충돌 및 정책 이니셔티브 혼선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는 '청와대 정부'라고까지 종종 불리며 옛 정권과 큰 차별 없는, 크고도 강한 대통령 참모 시스템을 운용 중인 문재인 정권임을 고려할 때 얼마든지 생각해볼 구석이 있다는 배경을 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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