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2아웃에서 역전 스리런 아치…최근 3경기 연속포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두산 베어스가 3-4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1, 2루에 최주환(30)이 등장했다.
최주환이 신재웅의 초구 볼을 골라내자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갑자기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는 귓속말로 "칠 수 있겠어?"라고 물었다.
사실 최주환의 손가락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주환은 6회초 정의윤의 땅볼 타구를 잡으려다 오른손 검지에 타구를 맞아 타자 주자를 살려줬다. 공식 기록은 실책이다.
그 손가락으로 최주환은 7회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을 쳤고, 8회 수비에서는 몸을 날려 제이미 로맥의 쏜살같은 타구를 잡아냈다.
최주환은 김 감독에게 "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 뒤 타석에 돌아갔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신재웅의 시속 147㎞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잠실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시즌 8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2번째 끝내기 홈런이다.

경기 후 최주환은 "나도 모르게 감독님께 그렇게 대답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최근 최주환은 두산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
어떤 공이든 자신 있게 풀스윙하고, 득점권에서 더 힘을 발휘해 시즌 47타점으로 이 부문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도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릴 정도로 타격감도 최상이다.
최주환은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연습 때도 풀스윙을 한다. 삼진을 당해도 제대로 돌려보자는 마음"이라고 최근 활약의 비결을 설명했다.
못 치면 경기가 끝날 상황에서도 그가 자신 있게 스윙한 비결이 여기에 있다.
평소 침착한 김 감독도 최주환의 홈런에 흥분했다.
김 감독은 "더 말할 나위 없는 나이스 게임"이라며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한 결과"라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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