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각자 숙소서 '홈앤어웨이' 회담 가능성 주목

입력 2018-06-01 10:08  

트럼프-김정은 각자 숙소서 '홈앤어웨이' 회담 가능성 주목
숙소로 카펠라·풀러턴호텔 거론속 이틀 회담시 서로 왕래할수도



(싱가포르=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싱가포르에서 북한과 미국 고위급 인사들이 정상회담 장소 등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소에서 '홈 앤 어웨이'(home and away) 방식으로 세기의 회담이 치러질지 주목된다.
싱가포르 유력지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31일 샹그릴라호텔이 정상회담 장소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북미 양국 대표단이 현재 실무팀의 숙소인 풀러턴 호텔(북한)과 카펠라 호텔(미국)에 각각 캠프(정상 숙소)를 차릴 경우 정상회담이 둘 중 한 곳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대목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회담이 하루를 넘길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측 인사들의 언급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9일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일단 하루로 잡되 추가로 논의할 게 생기면 하루 더 연장할 수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5월25일 트위터를 통해 "필요하다면 (회담이) 그날(6월 12일)을 넘겨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지대'인 싱가포르에서 하루 일정으로 회담이 열릴 경우 미북 양측 숙소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면 양측 숙소를 오가며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싱가포르 현지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북미 정상의 숙소가 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풀러턴호텔과 카펠라호텔은 모두 싱가포르의 최고급 호텔이며, 6km 조금 넘게 떨어져 있어 차량으로 10분 정도 거리다.
마리나베이 근처에 1928년 우체국 건물로 지어진 풀러턴호텔은 2015년 싱가포르 국가기념물로 지정된 명소이자,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묵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호텔 중 한 곳이다. 5월31일 모디 인도 총리의 싱가포르 방문 첫 일정이 풀러턴호텔에서 진행된데서도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카펠라호텔은 싱가포르 남부 센토사섬에 자리 잡고 있어 싱가포르 본섬과 센토사섬을 연결하는 다리 하나를 차단하면 외부인 출입을 거의 봉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경호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넓은 부지의 리조트형 호텔인데다 근처에 골프장도 있어 주말에 자주 플로리다주의 리조트 '마라라고'로 날아가 골프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에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미국 백악관 부(副) 비서실장이 지난달 2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 장소와 의전 등을 논의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방미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 위원장 친서를 받고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할 경우 회담 장소도 곧이어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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