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짜리 방송차보다 낫네"…자전거 유세단이 뜬다

입력 2018-06-0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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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짜리 방송차보다 낫네"…자전거 유세단이 뜬다
기동력 좋고 친환경 어필…유권자 시선 끌기에도 안성맞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4년 전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 때는 발품을 파는 지방의원 후보들이 많았다.
자치단체장 후보처럼 선거운동 영역이 넓지 않은 데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주차 공간을 찾아야 하는 차량보다 걷는 게 유권자들을 만나 얼굴을 알리는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자전거를 타고 유세하는 후보들이 부쩍 많아졌다.
4년 전 청주에서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누볐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김용규 시의원이뿐이었다. 올해는 도심 곳곳에서 자전거 유세단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후보가 이용한다.
선거비용이 3천900만∼4천500만원에 불과해 2천만원이 웃도는 연설대담용 차량을 빌리는 것은 엄두도 못 내는 시의원 후보들에게 자전거는 최적의 선거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청주 바 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는 이번에도 유세 및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선택했다.
그는 "골목길 곳곳을 누비며 짧은 시간에 많은 유권자를 만나는데 자전거만한 게 없다"며 "동료 후보들에게도 자전거를 권했다"고 말했다.
자전거 유세단은 최대 10명으로 제한된다. 자전거를 타고 단체로 이동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행렬'에 해당하는데, 후보자가 없을 경우 최대 5명, 후보자가 있으면 1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청주 가 선거구에서 재선에 나선 민주당 김성택 후보는 자신을 포함, 6명으로 자전거 유세단을 꾸렸다.
그의 아들과 아들 친구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데, 김 후보는 "차량을 이용하면 주차하기가 어렵고, 걸어 다니는 것은 너무 힘들었는데 자전거는 최적의 이동수단"이라고 말했다.

청주 마 선거구에서 처음 출마한 민주당 이석구 후보는 '청주 자전거 사랑 연합회' 부회장이다. 이 후보 역시 자전거 유세 중인데 "편하고 즐겁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며 자전거 유세 동참을 권하고 있다.
청주 아 선거구의 자유한국당 김현기 후보는 "4년 전에는 골목골목을 걸어 다니며 얼굴을 알렸는데 이번에 자전거 유세를 하니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더라"며 "얼굴을 알리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예찬론을 폈다.
김 후보는 기호와 이름이 적힌 깃발을 헬멧에 꽂고 선거운동원·가족과 함께 자전거 유세에 나선다.
청주 나 선거구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이창록 후보 역시 선거운동원들과 자전거 유세에 나섰다. 그는 아파트 등에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해 당을 상징하는 민트색으로 칠해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이 후보는 "더운 날씨 탓에 온종일 걸어 다니다보면 체력 소모가 컸는데 이제는 더 많은 주민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청주 7선거구에서 충북도의원에 도전하는 한국당 김진원 후보는 "차량에 사진을 붙이고 다녀봐야 홍보 효과가 별로 없다"며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만나니 유권자들이 훨씬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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