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동시 다발 회담으로 남북관계도 속도내야

입력 2018-06-01 18:58  

[연합시론] 동시 다발 회담으로 남북관계도 속도내야

(서울=연합뉴스) 한때 이탈했다 남북 정상이 바로잡은 대화의 궤도 위를 장관급 회담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 연락사무소를 가까운 시일 내 개설키로 하고, 장성급 군사회담(14일), 체육 회담(18일), 적십자회담(22일) 등 부문별 회담을 줄지어 조기 개최키로 합의한 것은 판문점 선언의 본격 이행을 뜻하는 것으로 매우 환영할 일이다. 남북관계 진전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과 불가분 관계이지만, 남북관계의 전면적 개선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남북 쌍방이 손을 잡고 속력을 높여야 한다. 이번 합의와 고위급회담의 정례화를 기폭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남북 당국자들이 함께 상주하는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는 하루라도 빨리 열려야 한다. 개성 사무소는 남북 당국자 간에 언제라도 대면 협의가 가능해 남북 교류 협력의 전진기지 역할이 기대된다. 판문점 선언에도 남북공동 연락사무소의 기능을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명시하고 있어 과거 개성공단 내 설치됐던 남북 경제협력 사무소보다 훨씬 광범위한 임무가 부여될 것이다. 앞으로 서울과 평양에 남북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길을 활짝 여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금강산에서 개최하는 날짜를 확정한 것은 이산가족들에게는 가뭄 끝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게 마지막이다. 상봉 신청자 중 80대 이상의 비율이 전체의 65%가량인 데다 해가 갈수록 사망자가 늘고 있어 이산가족상봉은 하루라도 빨리, 자주 열려야 한다. 광복절까지 두 달 남짓으로 자칫 준비에 촉박할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할 것을 촉구한다.

2007년 12월 마지막으로 열린 이후 10년 반 만에 열리는 장성급 군사회담은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전쟁위험의 실질적인 해소'를 위한 장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하겠지만, 어려운 사안보다는 남북 군 통신선 복원, 군 수뇌부 핫라인 개설 등 상대적으로 쉬운 사안부터 논의하며 차근차근 합의를 끌어내는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국방부 장관-인민무력부장 또는 합참의장-총참모장 사이에 소통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남북 간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통로로서 의미가 적지 않다. 국방부 장관 회담 개최 문제도 장성급 회담의 의제로 명시한 만큼 장관회담으로도 조속히 격상시켜야 한다.

또 아시안게임 공동참가와 남북통일 농구경기를 논의할 체육 회담을 통해서는 남북의 선수들이 어우러지는 합의를 끌어내 다시 한 번 평창올림픽의 감동을 재연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6·15 공동선언 18주년까지 시일이 촉박한 데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 등에 인력이 투입돼 대규모 남북 공동 기념행사를 만드는 것은 힘들겠지만, 의미 있게 기념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지혜를 짰으면 한다.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의 연결, 산림협력, 북측 예술단의 남측 지역 공연을 위한 실무회담들도 하루빨리 날짜와 장소가 결정돼 전방위로 남북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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