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사장, 하루빨리 해결하겠다고만 반복"…文대통령에도 면담 요청 계획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올해로 직장을 잃은 지 13년째를 맞는 KTX 해고승무원들이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만나 조속한 복직을 촉구했다.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와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1일 오후 오 철도공사 사장과 면담을 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면담에 앞서 오후 3시 40분께 철도공사 서울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 사측에 사태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면담 내용 비공개를 요구하는 사측과 마찰을 빚다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늦은 오후 4시30분께 면담을 했다.
1시간 반가량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인 2015년 이들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한 대법원 판결을 거론했다.
이 판결을 비롯한 여러 건의 판결을 협상 카드로 삼아 당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상고법원 도입 문제를 논의하려고 했다는 문건이 드러난 것을 계기로, 이 판결이 불공정했다는 점을 문제 삼는 동시에 해고 사태를 해결하라고 주장한 것이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장은 "해고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뒷거래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혀진 만큼 철도공사의 공식 입장도 변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김 지부장은 그러나 "오 사장은 기존 면담에서 했던 말만을 반복했다"며 "오 사장은 빨리 결단을 내려 해고승무원들을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한웅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면담이 끝났는데도 전할 말이 별로 없어서 송구하다"며 "오 사장은 노사전문가협의회를 통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전향적으로 결론짓겠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하기만 했다"고 전했다.
양 위원장은 "오 사장은 협의회의 결론에 의존하지 말고, 본인의 판단과 결정으로 해고승무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4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 지부장은 "청와대에서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께서 (복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에 대해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