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사무소부터 열기로 합의…남북당국자 상시 대면협의 가능해져
(판문점·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정진 기자 = 남북의 당국자가 상주하며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할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공단 내에 자리를 잡게 됐다.
남북은 1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연락사무소를 가까운 시일 내에 개성공단 내에 개설하기로 했다.
남북은 지난 4월 27일 정상회담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는데, 설치 장소를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남북은 사무소를 어디에 설치할지 검토하기 위해 우리측 사전 점검단이 이달 15일 이전에 방북하며, 본 사무소 개소 이전에 임시 사무소를 개소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 뒤 브리핑에서 "(사무소) 공사를 시작하게 되면 아무래도 남측 공사 인원들이 현장에 상주해야 하고 북측 인원하고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그걸 계기로 해서 임시공동연락사무소를 공사를 시작하면서 설치 운영하자는 협의를 봤다"고 말했다.
남북 모두 연락사무소 개소를 '4·27 판문점 선언'의 첫 사업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남측은 이날 고위급회담 오전 전체회의에서 연락사무소와 관련,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 사업으로 개성공단 내에 설치하고 조속히 가동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남측은 또 공동사무소의 기능과 구성, 운영 등 관련 내용을 담은 '구성·운영 합의서'(안)도 북측에 전달했다.
이에 북측도 개성공단 내 시설이 상당 기간 사용하지 않아 개보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필요한 사전 준비를 거쳐 최대한 빨리 개소하자고 화답했다.
연락사무소가 개성공단 내 어디에 들어설 지도 관심이다.
개성공단에는 과거 공단이 활발하게 가동되던 때 사용되던 건물들이 있다.
<YNAPHOTO path='PYH2018052111770006000_P2.jpg' id='PYH20180521117700060' title=' ' caption='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 공단 [연합뉴스 자료사진]' />
우선 2005년 개성공단 내에 설치됐다가 2010년 5·24조치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폐쇄됐던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경협사무소) 건물에 입주할 가능성이 있다.
경협사무소는 4층짜리 건물로, 2층에 남측, 4층에 북측 당국자가 10여 명씩 상주하며 주로 경협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2009년 12월 완공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도 입주 후보 건물이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이 건물도 사실상 방치돼 있긴 하지만 가장 최근 완공된 건물이어서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명균 장관은 종합지원센터와 경협사무소를 설치 후보들로 꼽으면서 "구체적인 장소들은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 가서 살펴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락사무소 개소 시기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직접 봐야만 어느 정도 개보수가 필요한 것인지, 개보수가 필요한 정도에 따라서 문을 열 수 있는 시기도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연락사무소가 들어서면 언제라도 남북당국자 간에 신속한 대면 협의가 가능해져 남북 교류·협력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운영되는 남북 간 협의 채널인 판문점 직통전화와 팩스, 군 통신선,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채널, 정상 간 핫라인 등이 모두 통신 채널이라는 점에서 상시 대면 협의는 남북 간 소통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연락사무소를 개성공단에 설치하기로 하면서 남북이 개성공단 재개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재개는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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