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축구의 도시' 전주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한 명인 이재성(26·전북 현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정을 알리는 경기에서 재치있는 플레이로 골 맛을 보며 안방의 열기를 달궜다.
이재성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한국이 0-1로 뒤진 전반 30분 동점포를 꽂았다.
그의 33번째 A매치에서 터진 6번째 골이다.
이날 이재성의 골은 월드컵으로 향하기 직전 그의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한 방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 최우수선수에 빛나는 그는 월드컵 예비명단 체제의 현재 대표팀에 들어오면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 이후 쉬는 시기에 국가대표팀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과 터키 전지훈련에 모두 참가했고, 시즌이 시작되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유럽 원정 평가전, K리그 경기를 소화하며 제대로 쉴 틈이 없었다.
소속팀 최강희 감독이 빡빡한 일정 속에서 로테이션으로 휴식을 줘야 할 정도였다. 최 감독은 권창훈(디종)이 아킬레스 부상으로 낙마하는 것을 보고 월드컵 대표팀 합류 직전 리그 경기에 그를 선발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대표팀 합류 이후 신태용 감독도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며 컨디션이 올라오길 기다렸다. 전주에 오기 전까진 훈련 대신 휴식에 집중했고,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와의 경기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잘 쉬고 보스니아전 이틀 전인 30일부터 정상 훈련에 돌아온 이재성은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마음껏 누볐다.
3-4-1-2전형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센스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 펀칭으로 공이 튀어나오자 왼 다리를 뒤로 꺾어 볼을 따내 슈팅까지 연결하며 탄성을 자아냈다.
그리고 팀이 선제골을 내줘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한 전반 30분 황희찬(잘츠부르크)의 간결한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 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상대 수비의 태클을 절묘하게 피한 뒤 깔끔하게 왼발로 마무리해 골문을 열었다.
수비를 따돌린 뒤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도 다리를 피해 공을 보내는 센스와 침착함이 돋보였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모인 팬들이 뿜어내는 함성이 가장 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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