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1일(현지시간) 정부에 연료 가격과 전기료 인상계획을 취소할 것을 지시했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 등이 보도했다.
하니 물키 요르단 총리는 이날 압둘라 2세 국왕의 지시로 휘발유 등 연료 가격과 전기료를 올리려는 계획을 철회한다며 라마단(이슬람권의 금식성월) 기간의 경제 상황을 고려했다고 발표했다.
요르단 정부의 이런 결정은 반정부 시위를 의식한 것이라고 AFP통신 등 외신이 분석했다.
지난달 31일 요르단 정부는 6월에 연료 가격을 최대 5.5%, 전기료를 19% 각각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국민 수천명이 요르단 수도 암만 등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차량과 불이 붙은 타이어로 도로를 막으면서 격렬히 항의했다.
요르단 정부는 올해 초부터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물가 인상을 추진했지만, 민심이 나빠졌다.
지난 1월 세율 인상에 이어 2월에 보조금 폐지로 빵값이 최대 2배 수준으로 오르자 물가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요르단은 70만 명에 가까운 시리아 내전 난민을 수용하면서 재정난이 심화했고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년 만기 차관을 끌어왔다.
요르단 당국에 따르면 요르단에서 실업률은 18.5%나 되고 국민 20%는 빈곤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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